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모바일뱅크를 앞세워 KB국민은행의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현지어 채팅, 선불휴대폰 쿠폰충전 등 비금융서비스도 제공하는 차별화된 모바일뱅킹 서비스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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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윤 회장은 국민은행의 부진한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소매금융을 공략하는 차별화된 모바일뱅킹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모바일뱅크를 통해 현지화와 서비스 전략 등을 점검해 해외진출의 토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 지점의 고객 확보와 현지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국내 모바일뱅킹부문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모바일뱅킹의 운영 노하우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사용자 수는 6월 말 기준으로 763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해외진출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회장은 해외점포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경쟁력이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바로 해외점포 수를 늘리기 보다는 강점으로 꼽히는 모바일뱅크로 먼저 해외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해외점포수는 12곳인데 비해 하나은행은 37곳, 신한은행은 24곳, 우리은행은 24곳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에서 순이익 293억 원을 냈는데 전체 순이익 가운데 2.65%로 적은 편이다. 반면 다른 국내 은행들의 전체 순이익 가운데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19.3%에 이른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KB캐피탈의 협업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모바일뱅킹이 금융서비스의 교두보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이 합작해 라오스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라며 “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내놓을 다음 국가로 라오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2008년 카자흐스탄 BCC은행 인수에서 입은 손실과 2014년 도쿄 지점의 부실대출 사고 이후 해외진출에 소극적이었다”며 “해외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황에서 모바일뱅크로 빠르게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