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한진해운 선박을 인수할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한진해운이 매력적인 매물이 아닐 수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각) ‘머스크는 영웅행세를 그만둬야 한다’(Maersk Should Lay Off the Swashbuckling)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머스크가 한진해운을 인수할 경우 얻는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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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렌 스카우 머스크라인 사장. |
블룸버그는 소렌 스카우 머스크 사장이 올해 6월 취임하면서 머스크를 키워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한진해운 인수를 고려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115억 달러(12조6천억여 원)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이 자금으로 부실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보다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 선박의 가치는 14억 달러(1조5천억여 원)로 추산된다.
머스크는 태평양 노선 점유율이 다른 노선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한진해운 선박 인수를 통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머스크가 한진해운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블룸버그는 바라봤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물류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다수의 한진해운 화주들이 이미 다른 해운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진해운에 등을 돌리고 있다어 머스크 역시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기업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머스크의 과거 인수사례를 통해 한진해운 인수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머스크는 2005년 영국 해운사 네들로이드를 26억 달러(2조8천억여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네들로이드가 인수되기 전 차지했던 점유율 중 절반만을 더 늘릴 수 있었다고 해운업 조사기관 드류리마리타임어드바이저가 분석했다.
세계 해운업은 선박 공급과잉과 만성적인 저가 운임으로 고전하고 있어 한진해운의 몰락이 다른 해운사 입장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전 세계 노선 점유율은 3%에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며 전세계 해운사들이 발주해 건조 중인 선박이 지금도 넘쳐나고 있어 해운업계의 공급과잉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바라봤다.
게다가 세계 무역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현지 생산 체제가 확산되면서 해운업 경기가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한진해운 인수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이에 앞서 투자은행 제퍼리스인터내셔널은 전날 머스크가 한진해운의 선박을 인수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기했다. 머스크는 최근 대형 컨테이너 선박발주를 중단하고 매물로 나온 선박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선박이 가장 유력한 인수대상으로 떠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