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회사들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상반기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연결기준)’에 따르면 은행지주사 7곳은 상반기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이익 3조440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65억 원(16.2%) 감소했다.
|
|
|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NH농협금융지주는 상반기에 순손실 1385억 원을 봤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 4104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다른 은행지주회사 가운데 상당수도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은 순이익을 냈다. 이들의 순이익 감소율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7.4%, DGB금융지주 6.3%, BNK금융지주 2.8%, KB금융지주 1.7%다.
올해 상반기에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받게 되는 등 조선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은행지주회사들도 손실에 대비해 더욱 많은 대손비용을 쌓은 점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손비용은 은행에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출금의 일정 비율을 손실로 미리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J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만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늘어났다. 두 회사의 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JB금융지주 37.2%, 하나금융지주 10.4%다.
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신한금융이 상반기에 순이익 1조3102억 원을 내 은행지주회사 7곳 가운데 선두를 차지했다. 그 뒤는 KB금융(9102억 원), 하나금융(8187억 원), BNK금융(3070억 원), DGB금융(1584억 원), JB금융(745억 원) 순이다.
은행지주회사들은 6월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3.96%를 기록했는데 2015년 말보다 0.24%포인트 높아졌다. 자본건전성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뜻이다.
더욱 보수적인 자본건전성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도 10.99%로 2015년 말보다 0.45%포인트 높아졌다.
KB금융이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15.11%로 집계돼 선두를 달렸으며 BNK금융이 11.69%로 가장 낮았다.
만기 이후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한 고정이하여신(NPL)이 전체 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9%로 집계돼 2015년 말보다 0.16%포인트 떨어졌다.
농협금융이 고정이하여신비율 1.81%를 기록해 부실채권의 비중이 가장 컸으며 하나금융(1.23%), DGB금융(1.22%), JB금융(1.14%)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은행지주회사들은 내수경기의 부진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금융지주 차원에서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쪽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비은행금융지주회사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는 상반기에 순이익 1181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상반기에 순이익 1281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2% 감소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015년 증권시장 활황의 기저효과와 주가연계증권(ELS) 부문의 손실 등에 영향을 받아 상반기에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