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주식교환 방식으로 현대증권을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KB금융에 따르면 KB금융이 인수하지 않은 현대증권 지분 70.38%를 KB금융의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현대증권 지분 100%를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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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현대증권은 10월 초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현대증권 주식 1주를 KB금융 주식 0.19주로 맞바꾸는 내용의 주식교환을 의결하기로 했다.
KB금융은 그 뒤 현대증권의 상장폐지와 KB투자증권-현대증권의 합병을 거쳐 2017년 1월1일에 통합법인 KB증권을 출범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같은 상장법인인 KB금융과 주식을 맞바꿔 시장에서 오랫동안 형성된 가격을 토대로 교환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현대증권 소액주주의 권익보호에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상장법인이고 KB투자증권은 비상장법인이라 곧바로 합병하면 합병비율 측면에서 현대증권 주주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과 현대증권의 최근 실적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1년 동안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을 산정한 ‘트레일링 PBR’을 살펴보면 현대증권 0.49배, KB금융 0.52배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 주주들도 보유한 주식을 KB금융 주식과 맞바꾸는 데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대증권과 KB금융의 주식을 맞교환한 뒤 이익의 가시성이 커질 것이며 배당투자여력의 증대, 경영진과 편입그룹 쇄신에 따라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현대증권의 주식가치에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KB금융 주주에게 소폭 불리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KB금융이 올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증권 주주들이 KB금융 주주로 바뀌게 되더라도 좋은 투자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과 KB금융의 주식교환은 현대증권 주주와 직원들, 금융당국 등의 이해상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KB금융에서 현대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들일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을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최대한 빨리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KB금융은 소매금융,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부문 등에서 현대증권과 다른 계열사들의 교차판매와 공동영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효율을 끌어올리려면 모회사와 자회사의 신속한 실행체계부터 먼저 쌓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과 KB국민은행의 증권연계계좌가 발급 1개월 만에 6만7500여 좌를 돌파했으며 기업투자금융에서도 여러 과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계열사들의 상품개발과 채널플랫폼의 유기적인 결합 등을 진행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