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소니가 깜짝실적을 내놓았다. 특히 게임과 영화 분야에서 실적개선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소니의 적자탈출에 대해 부정적이다.
◆ 소니 게임사업과 영화사업 흑자로 깜짝실적
소니는 3~6월 1분기에 268억 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억 엔과 비교해 순이익이 무려 8배 이상 늘었다. 시장에서 115억 엔 정도의 순이익을 전망했는데 이런 전망치도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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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
매출은 1조8천억 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다. 영업이익도 698억 엔으로 1년 전의 364억 엔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니는 그동안 적자를 기록하던 게임사업이 흑자로 돌아선 것이 깜짝실적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게임부문의 순익은 43억 엔으로 1년 전의 164억 엔 손실에서 크게 개선됐다. 소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의 판매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영화부문도 약진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등이 흥행에 성공해 78억 엔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억 엔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니가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회사 매각 효과를 봤다고 지적한다. 소니는 적자에 시달리던 바이오 PC사업부를 매각했다. TV사업부는 분사했는데 월드컵 특수로 77억 엔의 영업이익을 냈다.
◆ 소니는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소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워 게임은 물론 스트리밍 서비스 네트워크의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적자에서 탈출하려고 한다.
소니 관계자는 “플레이스테이션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소셜 미디어, 영화, 음악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의 성공은 미지수다. IT업계의 쟁쟁한 강자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조조정으로 단기적 비용절감에 성공했지만 소니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여러 가전들 간 연계가 중요해지고 있는데 소니는 오히려 사업 영역을 줄여나가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모바일사업의 적자는 소니가 적자에서 탈출하는 데 큰 걸림돌이다.
소니는 이번에 모바일사업에서 27억 엔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6억 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스마트폰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소니의 입지가 갈수록 줄었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를 4300만 대로 제시해 애초 제시한 목표치 5천만 대에서 줄였다.
소니는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500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존전망을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적자폭은 줄겠지만 흑자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것을 소니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소니는 지난 28일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본사 토지를 매각했다.
또 일본증권거래소(JPX)는 30일 JPX-닛케이지수400에서 소니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발표하는 도쿄증권거래소의 주요 주가지수다. 일본증권거래소는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소니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소니의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