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경영진을 강제로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남양유업은 20일 공시를 통해 한앤컴퍼니가 운용하는 한앤코19호 유한회사로부터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경영진 강제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임시 이사회 의장으로 이동춘 부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1호 의안으로 올리기로 했다.
2호 의안으로는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안건을 제안했다. 집행임원제도는 기업을 감독하는 이사회와 별개로 업무집행을 전담하는 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사모펀드들이 회사의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내세우며 많이 도입한다.
기타비상무이사에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배민규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이동춘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선임하는 안건도 임시주주총회 의안으로 올리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이와 같은 내용을 4일 남양유업에 내용증명 공문 형태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가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한 배경에는 남양유업 기존 경영진의 교체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1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기존 계약대로 남양유업을 한앤컴퍼니에 넘겨주게 됐다. 하지만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 측에 자신을 회사 고문으로 선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과거 남양유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별도의 협약을 통해 홍 회장을 회사 고문으로 선임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서 홍 회장 역시 기존 경영진의 교체와 관련해 한앤컴퍼니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4일 내용증명을 보낼 때 남양유업을 향해 정기주주총회 이전 이사회를 열어 직접 임원을 교체하거나 정기주주총회 때 경영진 교체를 안건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두 가지 모두 이뤄지지 않는다면 임시주주총회를 강제 소집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