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IPO시장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한 주에만 4개 기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 ‘공모주 슈퍼위크’가 15일로 마무리됐다.
설 연휴가 이후 3거래일 동안 20조 원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리는 등 투자 열기가 높았다. 시장에서는 기업공개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증권신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주 이에이트(13~14일), 코셈(13~14일), 케이웨더(13~14일), 에이피알(14~15일) 등 평소보다 많은 4개 기업이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올해 첫 ‘조 단위’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에이피알의 공모청약이 마무리됐다.
▲ 에이피알은 14~15일 동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신한투자증권> |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의 합산 경쟁률은 1112.54대 1로 집계됐다. 에이피알은 청약 증거금으로 약 14조 원을 모았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테크기업이다.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바이오 등 뷰티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널디,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인 포토그레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날 청약을 마친 이에이트는 경쟁률 381.2대 1을 기록하면서 증거금 1조1천억 원을 모았다.
청약 폭주에 따라 한때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 사이트가 마비되면서 마감시간이 2시간 연장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2년 설립된 이에이트는 컴퓨터에 현실과 같은 환경을 조성해 발생 가능한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코셈은 경쟁률 2518.4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으로는 3조 원을 모았다. 코셈은 시료를 나노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주사전자현미경(SEM) 전문기업으로 2007년 설립됐다.
날씨 빅데이터플랫폼 기업인 케이웨더에도 증거금 1조7천억 원이 모였다. 경쟁률은 1990대 1로 45만 명 가량이 청약에 참여했다.
에이피알(1조8960억 원)을 제외하면 이에이트(1900억 원), 코셈(906억 원), 케이웨더(699억 원)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천억 원이 안 되는 중소형주다.
이들 4곳의 기업에 몰린 증거금은 최종적으로 19조8천억 원에 이른다. 설 연휴 이후 3거래일 동안 시중 유동성 20조 원 가량이 공모주 시장에 몰린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시작된 공모주 투자열풍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주들이 연달아 ‘따따블(공모가의 네 배로 오르는 것)’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 공모청약을 진행한 4곳의 기업들이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점도 일반청약 투자열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이트와 코셈, 케이웨더, 에이피알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각각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에이피알은 희망밴드 최상단보다 25% 높은 25만 원에 공모가를 결정하기도 했다.
▲ 올해 첫 상장 종목인 우진엔텍은 '따따블'로 첫날 거래를 마친 뒤 좋은 주가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
시장에서는 에이피알이 성공적으로 상장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공모주 시장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최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된 에이피알의 흥행여부가 공모주 시장의 상반기 투자심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파두,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 등 일부 대어급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 올해 처음으로 대어급 종목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에이피알은 향후 대어급 IPO 종목의 추가상장 추진 여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고 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내기주 주가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 모두 희망범위를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에서는 확정공모가가 밴드 상단(초과 포함)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며 “이런 쏠림 현상은 상장 첫날 급등, 이후 급락 현상으로 이어져 시장참여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