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프 람베르츠 유럽의회 친환경 의원 그룹 공동 대표가 후원해 연구한 결과, 화석연료에 기반한 사업에 주어지는 보조금을 친환경 전환으로 바꾸기만 해도 유럽연합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17일(현지시각) 필리프 람베르츠 유럽의원(왼쪽)이 유럽의회 건물에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집행위원장(오른쪽)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화석연료 사업에 들어가는 보조금을 친환경 전환 보조금으로 변경하기만 해도 유럽연합(EU)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유럽의회와 유럽집행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 탄소정책 목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매년 약 1.5조 유로(약 2162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루소연구소(Institut Rousseau)는 현용 예산 일부분의 용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전환을 위한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지목한 부문은 내연기관차 사업 지원비, 화석연료 채굴 프로젝트, 신규 공항 건설 등이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을 모두 재생에너지 확대,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에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분야로 한정했을 때 유럽연합이 매년 필요한 정책자금은 약 4900억 유로(약 705조 원)인데 화석연료 사업 보조금 3590억 유로(약 517조 원)만 전용해도 대부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를 후원한 필리프 람베르츠 유럽의회 친환경 의원 그룹 공동 대표는 로이터를 통해 “필요한 금액은 이미 대부분 마련돼 있다”며 “기후위기를 촉발하는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자금을 친환경 관련 사업에 바꿔 지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유럽의원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강조하는 이유가 올해 6월 진행될 유럽의원 선거에 앞서 기후정책을 주요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24일(현지시각) 유럽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후정책에 반대하는 극우 ‘정제성과 민주주의(ID)’ 정당이 추가로 40석을 더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가 수십 표 차이로 갈릴 수 있는 유럽의회에서는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유럽의회에 제출된 ‘자연복원법’은 12표 차이로 통과됐다.
로이터는 이와 별개로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도 친환경 에너지에 매년 약 1.5조 유로 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