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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뉴시스> |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박근혜 정부의 인사실패 등이 겹쳐 새정치민주연합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번 참패를 놓고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열린 재보궐선거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은 15개 선거구에서 겨우 4곳을 건지는 데 그쳤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수원정(영통구)에 출마한 박광온 후보 한 명만 당선됐다. 심지어 호남의 절대 아성인 순천곡성 선거구조차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자에게 내줬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 전 차지했던 선거구는 5곳이었으나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 오히려 1석이 줄었다.
애초 선거 분위기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의 무능함이 속속 드러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승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려던 검경수사도 졸속으로 진행돼 결국 시신만 발견된 점도 호재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잇따른 인사실패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세전망을 뒷받침했다.
지난달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박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 네 명 가운데 세 명이 청문회 전 사퇴하는 결과가 벌어졌다. 또 장관 후보자들도 잇따라 낙마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과반 의석이 무너질 것을 걱정할 정도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소 5석을 공식적 방어선으로 정했지만 내심은 6~8석까지 노려볼만 하다고 봤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원래 야당 의석은 5석이었고 1석이 비교섭단체 의석이었다”며 “저희로서 6석을 얻으면 현상유지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선거결과는 참패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는 공천실패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 출발은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후보 전략공천이었다. 권 후보를 이곳에 공천하면서 애초 이곳을 노렸던 기동민 후보를 서울 동작을로 옮겨 전략공천했다.
서울 동작을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에서 벌어진 유일한 선거구인 만큼 그 상징성이 컸다. 따라서 거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기동민 후보를 밀어붙였다.
이는 새누리당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삼고초려에 실패하자 나경원 후보를 설득해 내세운 것과 대비된다.
기동민 후보의 전략공천에 당내 반발이 거셌다. 기 후보와 20년 지기인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패륜공천’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은 유권자에게 ‘오만’으로 비춰졌다.
더욱이 정치신인인 기동민 후보는 인지도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밀려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야권단일화 협상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제일야당이 서울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당 지도부의 공천실패는 결과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제기한 정권 심판론을 유권자에게 호소력있게 전달하는 데 실패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재보궐선거 전체 판세가 흔들렸다.
결국 수원병에서 손학규 후보가, 김포에서 김두관 후보가, 평택을에서 정장선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또 순천 곡성조차 새누리당에게 내주는 최악의 참패를 안게 됐다.
김한길 안철수 대표는 책임론이라는 후폭풍을 맞게 됐다. 재보선 참패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이는 두 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안철수 대표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안철수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왔다가 호랑이에게 먹히는 모양새”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당내 비주류들이 김한길 안철수 대표의 책임을 물어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한동안 대표 퇴진과 당의 진로를 놓고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