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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문학의 큰 별' 소설가 이호철 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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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철 작가. |
분단문학의 큰 별 소설가 이호철씨가 18일 지병인 뇌종양으로 타계했다.
그는 분단시대 실향민의 삶과 의식을 형상화하고 통일을 향한 열망을 줄곧 그려온 작가다. 대표작으로 단편 ‘판문점’(1961)과 연작소설집 ‘남녘사람 북녘사람’(1996) 등이 있다.
평생 작품뿐 아니라 삶속에서도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벼렸다.
이호철씨는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다. 고 3때 6·25 전쟁을 겪고 인민군으로 끌려갔다가 국군 포로가 됐다. 이후 친척의 도움으로 풀려나 귀향한 뒤 1·4 후퇴 때 혼자 몸으로 월남했다.
부산 부둣가와 제면소에서 노동자로 일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1955년 '문학예술'에 단편 '탈향'으로 등단한 이래 분단상황이 빚어낸 역사적 인간적 단절을 묘사하는데 몰두했다.
19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되자 문단의 반정부활동에 적극 참여했다가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됐다.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열달 동안 수감된 끝에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011년 법원의 재심으로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1978년에는 시인 김지하씨의 석방을 위한 기도회에 참석했다가 구류 처분을 받았다.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육군본부 군사재판을 거쳐 6개월 뒤에 풀려나기도 했다.
1985~1987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를 맡았고 87년 6월항쟁에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로 민주화시위 현장을 지켰다.
이씨는 연작소설 '남녘 사람 북녘 사람'이 독일어 등 6개 국어로 번역된 뒤 독일 예나 대학에서 '프리드리히 쉴러' 메달을 받았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등도 수상했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민자 여사와 딸 윤정씨가 있다. 장지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