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다수의 주요 자산운용사 ETF(상장지수펀드) 전문가들이 2024년 유망한 투자섹터로 '반도체'와 'AI(인공지능)'를 꼽았다.
내년 주력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채권형과 월배당 ETF에 힘을 주겠다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22일 국내 ETF시장에서 순자산총액(AUM) 1조 원이 넘는 8개 자산운용사(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사업 관련 본부장에게 물은 결과 이들은 하나 같이 내년 ETF시장 전망을 밝게 봤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투자자들은 내년에도 혁신적 투자상품인 ETF를 활용한 자산배분전략을 활발하게 쓸 것”이라며 ”특히 퇴직연금 등 장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은퇴자산에서 ETF 투자가 확대되면서 ETF시장은 비약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직접 학습하고 투자판단을 해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투자의 대중화’ 시대에 ETF는 가장 효율적 자산배분 수단으로 자리매김 했다”며 “이런 흐름은 2024년을 넘어 당분간 ETF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국내 ETF시장은 2023년을 79조 원 규모로 시작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긴 뒤 지금은 120조 원까지 돌파하는 등 급성장했다.
ETF시장의 성장 흐름이 정체 없이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본 것인데 다수의 본부장들은 내년 유망 투자섹터로 반도체와 AI를 추천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내년 ETF시장에서는 AI반도체 섹터가 가장 유망할 것”이라며 “AI서비스의 개인화 및 고도화를 바탕으로 한 AI산업의 성장은 이제 시작으로 이에 따른 AI반도체 수요는 급증하고 관련 기업과 테마가 큰 수혜를 볼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내년에는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관통했던 메가트렌드인 AI산업 관련해 상품 간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AI산업의 성장에 따른 직접적 수혜 연관성이 높은 관련 반도체업종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내년 톱픽은 반도체”라며 “AI라는 거대한 전방산업 개화 기대감이 HBM(고대역폭메모리), 온디바이스AI,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등 하위 테마까지 확산하는 가운데 빅테크에 유리한 금리환경이 조성되는 내년에는 반도체산업을 최우선 유망섹터로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도 “AI산업은 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수단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AI기업들이 HBM용량을 늘려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가 가장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4년 고금리 기조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공존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채권형과 방산도 주목할 분야로 꼽혔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의 우하향 추세가 이어지면서 2024년은 미국 장기채 등 채권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해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내년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 내리겠지만 주구장창 내릴 순 없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고금리시대는 이어질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투자등급의 우량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한국은 휴전국가로서 국내 방위산업은 지속적 무기개발 투자와 높은 기술력,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 등으로 해외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특히 내년부터는 국내 방산업체의 해외수주 잔고가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되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국내 방위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에서는 미국과 인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내년 거시경제 전망을 보면 자국 우호정책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미국 위주의 투자가 유리해 보인다”며 “신흥시장 쪽에서는 '넥스트 차이나'로 꼽히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인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힘을 줄 상품을 묻는 질문에는 각자 장점이 있거나 상대적으로 상품군이 취약한 분야를 내세웠다.
각 운용사는 내년에도 시장 수요를 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데 올해 ETF시장 확대를 이끈 채권형이나 정기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월배당 상품을 강화하겠다는 대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연금 인출기에 다다른 투자자들의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월배당 라인업을 더욱 다채롭게 확대하면서 월배당 ETF시장을 선점하고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KBSTAR는 채권 ETF의 강자로 내년에도 다양한 전략의 채권 ETF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연금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인컴상품과 해외주식 상품의 추가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KOSEF가 2023년 B2B 수요를 기반으로 한 채권형 등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면 2024년에는 개인투자자 수요 기반의 다양한 테마형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당사 라인업이 국내 주식형에 집중돼 있는 만큼 향후 투자자 수요에 맞춰 다양한 국가와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신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