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 CJ게임즈 대표가 다음달 1일 출범하는 독립법인 CJ넷마블을 이끌게 됐다.
CJE&M의 게임사업부문인 넷마블이 전임 조영기 대표의 후임으로 권 대표를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임 조영기 대표는 건강문제를 이유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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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식 CJ게임즈 대표 |
넷마블은 다음달 1일 CJE&M에서 물적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발한다. 그뒤 10월 중 게임개발지주회사인 CJ게임즈와 통합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는 유통사인 넷마블과 개발사인 CJ게임즈가 합쳐져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법인의 명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권 대표가 신설법인 넷마블을 이끌게 된 데 대해 CJE&M의 방준혁 고문 등 주요 경영진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권 대표가 신설법인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방준혁 고문의 오른팔이다. 권 대표는 1999년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에 몸담고 있던 시절 PC방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방준혁 고문과 만나 인연을 맺었다. 그뒤 아이링크커뮤니케이션에서 온라인 영화 서비스 일을 하다 넷마블에 합류해 게임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권 대표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넷마블의 퍼블리싱사업 본부장을 역임하며 방준혁 고문과 호흡을 맞췄다.
권 대표는 이 기간에 수많은 히트상품을 발굴하며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게임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그의 손을 거친 게임이 무려 40종에 이르는데 ‘마구마구’ ‘서든어택’ 등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권 대표는 지금도 넷마블의 사업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방준혁 고문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가 2010년 잠시 넷마블을 나가 10여 명 규모의 중소 게임유통회사를 차렸을 때도 방 고문이 투자했다. 그만큼 둘의 사이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대표는 지난 1월부터 CJ게임즈 대표이사를 맡아 CJ게임즈 산하 개발사인 애니파크, 엔투플레이 등과 북미, 일본, 대만의 해외현지법인을 총괄하고 있다.
넷마블이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권 대표의 선임에 무게를 실어줬다.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게임 1위 기업으로 성장한 반면 해외에서 아직 성과가 미약하다.
텐센트와 협력해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시장에서 개발력을 입증하고 북미 유럽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게 넷마블의 과제로 남아있다. 텐센트는 넷마블에 5300억 원을 투자했다.
업계는 권 대표가 10년 이상 퍼블리싱사업부를 이끌며 국내외 퍼블리싱을 총괄했기 때문에 해외 파트너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권 대표가 게임 개발환경과 해외시장에 대한 안목을 지녔다는 분석이다. 해외진출이 시급한 넷마블에 딱 맞는 적임자라는 것이다.
2010년 그는 새로 설립됐거나 중소 규모의 게임사를 위한 유통사를 만들겠다며 회사를 돌연 그만뒀다. 당시 그는 잘 나간다는 게임을 가져와 서비스하는 형태가 아니라, 중소개발사 게임 위주로 서비스해 그들과 상생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설립 1년 만에 다시 넷마블에 복귀하면서 기획실장과 상무를 맡았다. 당시 그가 설립했던 지아이게임즈는 해체됐고 사업권은 넷마블로 넘어왔다.
2011년 시가 9억 원대의 게임머니를 불법 환전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권 대표는 1968년생으로 1991년 유풍상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방준혁 고문을 만나 게임업계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