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세계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높아져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소득불평등이 심한 국가로 나타났다.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세계상위소득데이터베이스(WTID)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44.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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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6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있다. |
전 세계 33개 주요국가 가운데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47.8%인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소득집중도는 소득 상위권 구간에 속한 사람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득불평등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다.
2012년을 기준으로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40%를 넘는 국가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41.9%를 기록한 싱가포르와 40.5%인 일본 등 4곳이었다. 영국은 39.1%, 프랑스는 32.3%, 뉴질랜드는 31.8%, 호주는 31%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29.2%에 불과했는데 이후 빠른 속도로 상승해 2000년은 35.8%, 2008년은 43.4%, 2012년은 44.9%까지 올랐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15.7%포인트 올라 같은 기간 11.7%포인트 오른 싱가포르와 7.3%포인트 오른 미국을 앞질러 소득불평등이 가장 빠르게 심화된 국가로 나타났다.
소득불평등의 정도가 개선된 국가도 있었다.
프랑스는 1995년 32.4%에서 2012년 32.3%로 0.1%포인트 내려갔고 뉴질랜드(32.6%→31.8%)와 말레이시아(27%→22.3%) 등도 소득불평등 정도가 개선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빠르게 높아진 것은 경제성장의 성과 대부분이 상위 소득층에게 집중적으로 배분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