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반도체가 '실적 쇼크'에도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실적 부진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은 데다 AI(인공지능) 산업용 메모리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밸류체인에 깊게 속해 있어 향후 업황 반등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 한미반도체가 실적부진과 주가급락을 겪었으나 잠재력이 여전히 높아 증권사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12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1.2%, 91% 급감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망치(105억 원)를 72% 밑도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으로 투자가 축소됨에 따라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로 HBM 생산에 핵심적인 TC본더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실적충격을 기록하면서 주가도 부진했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13일 전날 대비 13%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의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차세대 최유망 산업인 AI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며 이에 따라 HBM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해외에서부터 HBM을 비롯한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해 반가운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TSMC의 10월 매출이 2432억 대만달러(약 10조 원)를 내며 전년 대비 15.7% 증가, 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기준 TSCM의 매출이 증가세를 기록한 건 약 9개월 만의 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반등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HGX H20, L20 PCle, L2 PCle 등 AI용 신규 칩을 제작해 이르면 이달 16일 발표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 엔비디아는 AI용 신규 제품을 제작해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0일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04% 급등마감하기도 했다. 지난 5월26일 이후 약 5개월 반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반도체 업황을 짓누르던 미중 갈등의 해빙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024년 메모리 생산이 수요를 상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며 “업종의 방향성이 명확하며 AI향 수요 강세 지속 가운데 기존 전방수요의 회복은 위를 보게 될 것”이라 말했다.
따라서 HBM 업황이 반등함에 따라 해당 산업 생산체계에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의 실적 수혜도 기대된다.
한미반도체 3분기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은 중국 고객사향 수주의 감소였는데 올해 4분기 들어 중국 고객사들의 주문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한미반도체 목표주가를 5만7천 원에서 7만 원으로 높이며 “3분기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하반기 2차례에 걸쳐 TC본더 약 1천억 원어치 수주를 공시했다”며 “내년 1분기 실적에 일부 반영될 것이며 고가 장비임을 고려할 때 이익 기여도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시장은 올해 대비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추가 수주 및 신규 고객사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13일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날 대비 2.94% 상승한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망치(7만5천 원)까지 약 26%의 상승여력 있는 것이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