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브리지 대학 연구진이 대기 속 이산화탄소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실험을 위해 띄운 '인공나뭇잎'. <캠브리지대학교> |
[비즈니스포스트] 대기 속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화학적 광 흡수제로 태양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이 나무의 광합성과 유사하다고 해서 ‘인공 나뭇잎’이란 별명이 붙었다.
기존 태양광기술이 전기를 생산하는 데 비해 이 기술은 합성가스를 생산해낼 수 있어 연구진은 메탄 성분의 천연가스(LNG)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진이 태양광을 이용해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캠브리지대학 에너지와 지속가능성 연구교수인 어윈 라이스너와 그의 동료 교수들은 화학적 광 흡수제와 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화합물 즉 합성가스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개발 초기 이 장치는 태양광패널처럼 유리섹션과 보호코팅으로 제작됐다가 개발과정에서 산화철 기반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를 사용해 '나뭇잎'처럼 유연한 형태를 갖춰 내구성을 높였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보다 광 흡수력이 뛰어나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대규모 산업용 생산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영국 남부 일대의 하천에서 '인공 나뭇잎'들을 대량으로 띄워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후 합성가스뿐만 아니라 바이오항공유와 바이오선박유를 합성하는 등 주요 에너지원까지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개량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가스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이나 발전소 가동에 사용하는 천연가스를 곧바로 대체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석유화학제품 생산이나 발전소 가동, 선박 연료로 쓰이는 천연가스는 석탄, 석유보다는 친환경적이나 주요성분이 메탄이라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연구진은 '인공 나뭇잎' 기술이 바이오연료 산업의 문제로 지적되어온 원료 생산을 위한 지나친 토지 사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스너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 연구는 산업의 ‘비화석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비록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기술이 실용화되면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등 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에너지원을 채굴할 필요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태양광이 전기 생산에 뛰어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지만, 태양광을 통해 차량이나 선박에서 사용할 에너지원을 만드는 것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