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외에서 갤럭시노트7이 폭발했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자칫 스마트폰 하드웨어는 역시 삼성전자라는 자존심이 상처를 입고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이 리더십 시험대에 선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갤럭시S7의 대흥행에 이어 갤럭시노트7의 호평을 이끌어 스마트폰사업의 실적을 회복했는데 처음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 갤럭시노트7 안전성 논란 확대
영국 익스프레스는 1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갤럭시노트7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폭발사례가 인정될 경우 삼성전자에 어마어마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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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갤럭시노트7이 스스로 폭발했다는 주장과 이를 보여주는 사진이 6건 이상 발생한 데 대응해 이통사와 유통점 등에 제품공급을 늦추며 전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기술표준원은 삼성전자에 폭발한 소비자의 갤럭시노트7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자체적 결함이 확인될 경우 리콜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폭발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소비자의 제품 모두 배터리가 탑재되는 왼쪽 하단부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볼 때 배터리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측은 자체적으로 갤럭시노트7 구매자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해 배터리를 무상교환해주는 등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은 해외로 번지며 확산되고 있다. 영어를 사용하는 한 해외 소비자가 폭발한 갤럭시노트7의 영상을 올린 것을 볼 때 해외에서 비슷한 사례가 더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논란에도 1일 예정한대로 갤럭시노트7 중국 출시와 독일에서 스마트워치 '기어S3' 출시행사를 진행했다.
미국 NDTV는 “삼성전자는 아직 이번 문제의 정확한 원인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출시국가를 안내하지 않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의 품질문제가 공식화되면 후폭풍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폭발 주장 외에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소모량이 들쭉날쭉하거나 곡면 유리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 파손되기 쉽다는 주장도 국내외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갤럭시노트7의 내구성과 성능이 예상치를 밑돈다는 실험결과와 제보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제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하드웨어 자존심 흔들
이번 사안이 갤럭시노트7의 자체결함으로 확인될 경우 하드웨어는 역시 삼성전자라는 자존심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미국에서 삼성전자 TV가 팔리지 않는 것을 보고 품질경영을 선포한 뒤 삼성전자는 그동안 품질경쟁력을 높이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아왔고 지금의 삼성전자 명성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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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노트7이 스스로 폭발했다고 주장하는 국내 소비자가 공개한 사진. |
삼성전자 무선전화기 제품의 불량률이 높게 나타나자 이 회장이 1995년 대규모 리콜조치를 내려 판매된 제품 150억 원어치를 모두 회수하고 임직원 앞에서 불태운 일화는 지금도 삼성전자의 품질경영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09년 ‘지펠’ 브랜드 냉장고가 소비자의 가정에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해당 제품 21만 대를 자발적으로 전량 리콜해 무상수리를 진행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갤럭시노트7을 놓고 벌어지는 결함 논란에 삼성전자가 어떤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지 더욱 주목된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수장을 맡아 순항하고 있는 고동진 사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며 위기를 맞게 됐다.
고 사장은 올해 갤럭시S7시리즈와 갤럭시노트7의 흥행을 앞세워 2년 넘게 침체기를 겪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위상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사용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결함이 확인될 경우 리더십에 치명적 금이 가게 된다.
삼성전자 냉장고 폭발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던 최진균 전 부사장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삼성전자를 떠나 동부대우전자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고 사장은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을 생산하는 구미공장에 무선사업부 임직원을 보내 정확한 원인규명과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 사장이 이번 위기를 제대로 수습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품질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을 경우 리더십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