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주력사업인 스마트폰부품 업황악화로 당분간 실적개선에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반도체패키징과 전장부품사업에서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더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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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30일 “삼성전기 실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뚜렷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 308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70% 하락하며 동부증권이 종합한 증권가 전망치 548억 원을 밑도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스마트폰 부품물량이 정체를 겪는데다 공급단가도 하락하고 있다”며 “환율효과도 불리하고 구조조정 비용도 계속 실적에 반영돼 전망이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주요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흥행에도 이전작의 판매량 감소로 전체 부품공급에 큰 변화가 없어 거의 수혜를 입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관련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데 대응해 자동차 전장부품과 반도체 패키징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전장부품사업은 신규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고 반도체 패키징사업도 삼성전자와 이제 막 공동개발을 시작한 단계인 만큼 신사업이 실적에 기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원은 기술개발과 고객사 인증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신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려면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신규 반도체 패키징을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려는 목표를 두고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만 TSMC의 부품을 공급받을 경우 삼성전기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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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의 자동차 전장부품. |
삼성전기가 올해도 수익성을 높이고 사업부문을 효율화하기 위한 대대적 조직개편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하드디스크 모터사업과 파워사업, 튜너사업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문을 중단하거나 외부업체에 양도하는 등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전체 직원수는 6월말 기준으로 1년 사이 13.4%에 해당하는 1697명이 줄었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장기성장을 위해 강도높은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구조조정이 계속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을 효율화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비용부담을 안아 단기적으로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전기의 하반기 실적전망이 점점 어두워지며 주가도 약세를 겪고 있다. 30일 삼성전기 주가는 전일보다 3.4% 하락한 5만4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주가가 지금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사업 성과가 확인될 때까지 장기적으로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