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서 중국 기업에 우위를 지키기 위한 혁신이 더욱 절실해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압도적 우위에 있던 폴더블폰의 품질 경쟁력이 중국 기업들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새 폴더블폰을 내놓을 때마다 품질을 점진적으로 개선해왔지만 내년 새 모델에서는 큰 폭의 혁신을 이뤄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오포가 출시를 앞두고 최근 새로 공개한 폴더블폰 모델이 삼성전자의 품질을 뛰어 넘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는 오포의 FIND N3와 갤럭시Z폴드5를 비교하는 사진이 올라와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이 뜨겁다.
IT전문 인플루언서 앨빈(Alvin)은 자신의 X계정에 오포와 삼성의 폴더블폰을 펼쳐놓고 주름을 비교하는 사진을 올려두었다.
Alvin은 “접는 부문의 주름 비교를 할 때 어떤 것이 오포의 것이고 삼성의 것인지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포의 폴더블폰에는 주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포의 새 폴더블폰 FIND N3는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주름을 대폭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내구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폴더블폰 개발 초창기 힌지(접는 경첩) 부분에서 삼성전자에 기술력이 밀려 제품을 공개한 뒤 망신을 당하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오포가 공개한 파인드N3는 시험인증기관 독일 TUV라인란드를 통해 100만 회 접기 테스트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내년 새 폴더블폰에서 얼마나 큰 폭의 혁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IT전문매체 엔가젯은 오포 폴더블폰의 힌지 내구성을 두고 “오포의 전작인 FIND N2와 비교해 2배 넘게 개선된 것이며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5(20만 회 접기 테스트 통과)보다도 나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FIND N3는 차세대 플렉시온 힌지를 장착해 부품수를 70개 가량 줄여 무게를 가볍게 하고 휴대성을 높였다.
또한 FIND N3는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해 높은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FIND N3는 4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 6400만 화소의 망원 카메라를 탑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5가 12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와 5천만 화소의 광각카메라, 1천 만 화소의 망원 카메라를 탑재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우수하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성능과 디자인을 꾸준히 개선해 왔는데 오포의 새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기존보다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폴더블폰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혁신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 격화에 따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점유율은 2022년 79%에서 올해 59%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전문매체 테크레이다는 노 사장이 차세대 폴더블폰에서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힌지의 주름 제거, 향상된 카메라 성능, S펜 탑재, 방진기능, 배터리용량 확장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능 향상에 대응해 차세대 스마트폰에서 힌지 부분과 주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올해 중순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폴더블폰에서 하드웨어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주된 흐름이 됐다”며 “폴더블폰과 같은 폼팩터 혁신을 통해 전체 스마트폰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모바일의 한계를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유명 IT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에 의해 최근 공개된 다음 세대 모델 갤럭시Z폴드6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살펴보면 힌지부분이 개선돼 기기를 접었을 때 완전히 붙어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과 외형이 비슷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Z폴드5에 적용됐던 물방울 힌지보다 접는 면이 더 완벽하게 붙는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에서 카메라 기능혁신에 대한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IT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6는 전작과 동일한 이미지 센서를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 사장은 일부 카메라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강점인 스타일러스 S펜 탑재를 통해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폴더블폰은 눈에 띄는 기능 향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넓은 화면을 영상 콘텐츠 소비라는 측면밖에 활용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반면 갤럭시Z폴드6에 S펜이 탑재되면 학습이나 사무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 사장은 삼성전자 내부 단속을 강화해 인재유출에 대한 리스크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오포의 새 폴더블폰 FIND N3를 개발을 총괄한 인물 피터 리(한국명 이도형)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데 참여했던 전직 삼성맨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그동안 폼팩터 혁신에 앞장서 왔다”며 “대중화 속에서 경쟁이 심화되더라도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