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세계 전력부문 탄소배출량이 정점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영국 싱크탱크 엠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미국 텍사스주 패닌카운티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모습. <한화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재생에너지의 성장과 함께 올해 세계 전력부문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영국 기후단체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세계 전력부문 탄소배출량이 올해 정점에 이를 수 있다는 영국 기후싱크탱크 엠버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올해가 정점을 기록하게 되면 내년부터는 전력부문에서 탄소배출량이 점차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엠버는 이번 연구에서 세계 전력 수요의 92%를 차지하는 78개 나라의 올해 상반기 전력 데이터 및 전력부문 탄소배출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다.
엠버가 세계 전력부문 탄소배출량이 올해 정점일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올해 상반기 탄소배출량이 지난해 상반기와 크게 나지 않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력부문에서는 57억95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0.2%(1200만 톤)밖에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유럽연합에서는 17%, 미국에서는 8.6%의 탄소배출량이 감소했다. 일본과 한국에서도 탄소배출량이 각각 12%와 3% 축소됐다.
인도에서 3.7%, 중국에서는 7.9% 탄소가 더 많이 배출됐다.
세계 전력 생산량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2.8%에서 올해 상반기 14.3%로 1.5%포인트 확대됐다. 이 가운데 5.5%가 태양광 발전, 8.8%가 풍력 발전이다.
반면 화석연료 발전이 세계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모두 60%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우고르자타 와트로스-모티카 엠버 수석 전기 분석가는 연구 보고서에서 “2023년 전력부문 배출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정점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엠버는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분야가 성장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필요한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됐기 때문이다. 1.5도 목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한다는 2015년 파리협정의 약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9월 발표한 ‘2023년 넷제로 로드맵 보고서’에 따르면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2022년보다 3배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태양광 발전용량은 매년 26%씩, 풍력 발전용량은 매년 16%씩 증가해야 한다.
와트로스-모티카 분석가는 “1년 전과 비교한 2022년 태양광 발전용량 성장률은 25%, 풍력 발전용량 성장률은 14%로 (목표 달성을 위해) 거의 정확히 필요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와트로스-모티카 분석가는 “태양광과 풍력의 급속한 성장은 지금까지 1.5도 목표 경로와 보조를 맞춰 왔다”며 “하지만 2030년까지 이런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각국이 더 많이 재생에너지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확대는 각국 정부가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조치”라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