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 권고 '신을 찬양하라(Laudate Deum)'을 발표하고 기후위기에 따른 한계점이 가까워 졌다고 경고했다. 또 11월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체적 결실이 맺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이 4일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 개막을 위해 미사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 Getty Images > |
[비즈니스포스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속화하는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의 축일인 이날 교황 권고 ‘신을 찬양하라(Laudate Deum)’를 통해 “(기후위기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붕괴되고 한계점에 가까워 지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의 대응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고문을 통해 교황은 인간활동에 따른 기후위기를 부정하고 해결을 위한 행동을 지연하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카톨릭교회 안에서도 기후변화를 무시하며 합리적이지 않은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어 명백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설명을 할 의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를 부정하고 은폐하고 얼버무리려는 모든 시도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의 징후는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가 극심한 기상 현상, 빈번한 이례적 더위, 가뭄 등을 목격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무시하면 점점 더 빈번하고 강렬한 극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최악의 영향에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11월30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체적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풍력, 태양 에너지 등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과 화석연료의 폐기가 필요한 속도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COP28이 에너지 전환을 결정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총회을 통해 효율적이고 의무적이며 쉽게 감시가 가능하다는 세 조건을 충족하는 구속력 있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너지 전환 없이 기술력에만 의존하려는 방식을 경계하기도 했다.
교황은 “온실가스를 흡수하거나 포집할 수 있게 해주는 일부 기술은 유망한 것으로 입증됐다”면서도 “미래의 모든 문제가 새로운 기술적 개입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가정은 눈덩이를 내리막으로 밀어내는 것과 같은 살인적 실용주의의 한 형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단호한 조치가 없다면 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교황 권고는 세계 신자들에게 어떤 구체적 행동을 장려하기 위한 사목적 가르침의 성격을 띤다. 회칙과 교황 교서, 교서(서한) 다음으로 구속력이 강하다.
교황은 2015년 반포한 회칙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에서도 기후위기 관련 메시지를 담은 적 있다. 이번에 발표된 교환 권고는 그 후속 조치이자 기후위기 관련 두 번째 대규모 메시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