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조기철수하면서 종합금융회사로의 도약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윤 OK금융 회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장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업 이미지를 벗는데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 최윤 OK금융그룹 회장(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이 9월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럭비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 <연합뉴스>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은 9월말을 끝으로 대부업을 중단했다. 기존계획인 2024년 6월보다 9달 가량 앞당겨졌다.
OK금융은 9월27일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의 자산과 부채를 OK저축은행이 3272억4100만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6월 1차 양수에 이어 이번 2차 양수로 러시앤캐시의 대부업 철수가 마무리된다.
원래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된 절차가 올해 말까지 앞당겨졌고 다시 9월 말로 3개월 더 단축된 것이다.
OK금융은 이 과정에서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대부업’이란 꼬리표가 사업확장 걸림돌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대부업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최윤 회장이 맨 앞에서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 마니아로 꼽히는 그는 그동안 선수 후원과 대회 개최, 팀 창설 등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 관련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국가대표 선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것은 물론 대회 개막 전에는 39개 출전 종목 지도자들에 이례적으로 1억4천만 원의 격려금을 전달하고 추석에는 한국 선수 1140명 모두에 3만 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전 도쿄올림픽에서는 선수단 부단장을 맡았고 제24대 대한럭비협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최 회장 행보에 맞춰 OK금융도 이미지 변신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운영이 대표적이다. OK금융그룹의 ‘읏맨’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이날 기준 111만 명으로 은행·저축은행 등 동종 업계에서 가장 많다. 지난 2월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구독자수 100만을 돌파해 골드버튼을 받기도 했다.
OK금융은 당시 “‘읏맨’ 유튜브 채널은 일반적 기업 유튜브 채널 운영과는 달리 기업의 색채를 과감히 배제하고 있다”며 “OK금융그룹 대표 캐릭터 ‘읏맨’을 사랑받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한 브랜드 캐릭터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읏맨은 OK금융 대표캐릭터로 2018년 개발됐다. <읏맨 유튜브 갈무리> |
대부업 탈피는 실질적으로도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OK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 증권사 인수에 착수했을 때 대부업 위주 사업구조를 지적받고 인수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OK금융에 대부업 중심 사업구조를 개편하라며 제동을 걸었다.
OK금융은 그 뒤 대부업 중심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냈는데 2018년엔 원캐싱, 2019년 6월엔 미즈사랑 대부업 라이센스를 전부 반납했다. 러시앤캐시 사업의 중단도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OK금융은 올해 초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어 새로운 금융사를 인수합병하는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이런 문제가 해소되면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주력계열사 OK저축은행의 시장상황 악화와 증권사 인수 경쟁자가 많은 것은 부담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저축은행 업권 상황이 좋지 않고 증권사 인수를 두고는 우리금융그룹과 같은 쟁쟁한 경쟁자도 줄기차게 관심을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다만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에도 뚝심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OK금융은 2007년부터 8년 동안 9번의 실패 뒤 10번째에 저축은행 인수를 성사시켰다.
OK금융은 2014년 당시 금융당국에 2024년까지 대부업 철수를 조건으로 내걸고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나래·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저축은행업에 가까스로 진출했다.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