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립(65) 전 호텔롯데 대표이사가 6년 만에 롯데그룹 관계사 등기이사로 돌아왔다. 신 전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육촌 형으로 롯데를 떠나 6년 동안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다시 롯데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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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립 전 롯데호텔 대표이사 |
롯데그룹 관계사인 ‘시네마푸드’는 24일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지낸 신동립 롯데대산유화 고문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동립 전 대표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신격호 회장의 큰아버지 신진걸의 장남이 신병호 전 롯데칠성 고문이고, 신병호의 차남이 신동립 전 대표다.
신동립 전 대표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시네마푸드는 2011년 설립된 회사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지분 3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데 신 사장의 자녀와 친척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신 사장의 가족회사다.
시네마푸드는 롯데그룹 영화관에서 콜라와 팝콘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7억 원에 영업이익 6억 원을 냈다.
그의 복귀에 대해 롯데그룹 안팎에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호텔롯데의 대표이사까지 지내다 소규모 관계사의 사내이사가 됐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과거 그룹경영에 힘쓴 것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신 전 대표가 롯데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때는 후계구도가 완전히 자리잡기 전이었는데 이제 신동빈 회장 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되자 방계를 불러들이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 전 대표의 할아버지에게 크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보은 차원의 인사라는 해석도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가난한 집의 맏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학교에 가는 대신 집안을 돌봐야 했다. 이때 큰아버지 신진걸의 도움으로 중학교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 은혜를 잊지 않고 큰아버지의 아들과 손자를 신경써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대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뢰를 받아 과거 호텔롯데에서 고속승진했다. 그는 호텔사업 안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전무가 된지 4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그뒤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호텔롯데 면세점사업부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러나 신 전 대표는 대표이사가 된 지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당시 신영자 부사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업계는 “신동빈 회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방계를 정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 전 대표의 형 신동인(68) 롯데자이언츠 프로야구단 구단주 직무대행은 동생보다 3년 먼저 롯데그룹을 떠났다. 신 구단주 직무대행은 롯데제과 대표이사,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거쳐 롯데호텔 국제정책담당 사장을 지내다 2005년 2월 개인적 사유라며 급작스럽게 롯데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