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많은 물을 사용하는 수압파쇄 공법을 통한 셰일오일 개발이 미국의 대수층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한 셰일오일 시추설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다량의 물을 사용하는 셰일오일 생산 탓에 미국의 주요 수자원인 대수층이 말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물 사용량의 90%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셰일오일 생산지가 텍사스,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캘리포니아 등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이라 셰일오일이 미국의 워터리스크(Water Risk)를 높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이다.
2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만족할 줄 모르는 화석연료 개발이 중요 국가 자원인 대수층에 최신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가 미국 지하수보호위원회(GP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유 기업들이 2011년 이후 미국 전역에서 원유 시추에 사용한 물은 1조5천억 갤런(약 5조6780만 리터)에 이른다. 텍사스주 전체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의 양과 맞먹는다.
원유 시추에 많은 물이 쓰이게 된 것은 수자원을 이용한 새로운 공법(수압파쇄)이 개발돼 셰일오일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011년 석유 기업들은 ‘몬스터프랙(괴물 수압파쇄)’이라고 새 공법을 적용해 세일오일 시추를 본격화했다.
전통적 원유는 일반적으로 좁은 지점에 모여 있어 수직으로 시추해 원유가 있는 지점에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셰일오일을 포함한 셰일층은 지하에 수평으로 넓게 펴져있기 때문에 기존 공법으로는 효율적으로 시추할 수 없었다.
몬스터프랙이라 불리는 이 공법은 먼저 수직으로 굴착한 뒤 물을 사용해 수평으로 셰일층에 균열을 내는 방식(수압파쇄)으로 원유를 뽑아낸다.
이 공법을 적용하면 셰일오일을 추출할 수 있지만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 것이다. 단일 파쇄 프로젝트에만 최대 4천만 갤런의 물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셰일오일 시추에 사용되는 물이 근원이 대수층이라는 점, 그리고 셰일오일 생산지역이 텍사스주 등 건조한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전체 물 사용량의 90%를 대수층에 의존하고 있다. 대수층은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을 뜻한다.
미국 환경단체 세레스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파쇄된 유정 11만 개 가운데 60%는 텍사스,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및 캘리포니아 등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다.
뉴욕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텍사스에서는 전체 유정(화석연료를 채굴하기 위해 굴착한 시설)의 3분의 2가 이 공법을 사용해 셰일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셰일오일 시추에 사용되는 물의 대부분은 대수층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문제는 2070년까지 주의 지하수 공급이 3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텍사스에서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2020년 텍사스주 이글포드 광구의 인근의 대수층 깊이는 17.7미터에 불과했다. 또 셰일오일 시추로 이 깊이가 8미터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수압파쇄 공법을 통한 셰일오일 생산은 오랫동안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수압파쇄 공법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화석연료 연소가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물 스트레스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물이 화석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쓰이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한다.
석유 기업들이 셰일오일 시추에 사용하는 물과 관련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점, 사용한 물을 보고하거나 측정해야 하는 요건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반면 가뭄 때 일반 주민들은 물 사용 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
피터 냅퍼트 텍사스A&M대학교 수문지질학 부교수는 수압파쇄와 관련해 “그들의 공법은 대수층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라며 “이 기업들은 이미 장기적 감소를 겪고 있는 대수층에 수십 년 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업계에서는 셰일오일 생산이 수자원 부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며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노력한다고 뉴욕타임스에 해명했다.
업게 단체인 홀리 홉킨스 미국석유협회 임원은 “수압파쇄에 사용되는 물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혁신적 방법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