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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디젤차 반격은 성공할까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4-07-24 19: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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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디젤차 반격은 성공할까  
▲ 5월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4 부산국제모터쇼 언론공개행사가 열린 가운데 현대자동차 전시장에서 현대차 최초의 준대형 디젤 차량인 '그랜저 디젤'이 첫 공개됐다.<뉴시스>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을 지키기 위해 디젤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입차 열풍의 진원지는 디젤 승용차이고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수입차 공세 막기 위해 디젤 카드 꺼내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중형 첫 디젤모델인 그랜저 디젤을 출시했다. 수입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디젤세단 BMW520D에 맞대응하는 카드다.

출발은 순조롭다. 그랜저 디젤은 지난 6월9일 출시 이후 20일 만에 사전계약 대수 18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BMW520d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MW520d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3863대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정숙성을 우리만의 킬링 포인트로 잡고 그랜저 디젤을 시작으로 다양한 디젤 승용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입차 인기가 커보이지만 일정시점이 되면 꺾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랜저 디젤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환경규제에 까다로운 유럽의 기준도 만족시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소형 디젤차를 먼저 시장에 내놓았다. 아반떼 디젤을 지난해 10월에, 지난해 12월에 K3 디젤을 각각 출시했다.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전체 아반떼 판매량 가운데 15% 정도는 디젤 모델이었다.

현대차는 2009년에 쏘나타 디젤을 내놓았지만 인기가 없자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중형 승용차 이상은 디젤 엔진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 디젤 엔진이 시끄러운 엔진음을 내는 탓에 정숙함이 깨진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에 대비해 값싼 연료비와 높은 연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런 현대차의 생각은 수입차시장의 디젤 승용차 열풍에 여지없이 깨졌다.

현대차는 그랜저 디젤에 이어 제네시스와 쏘나타도 디젤 모델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수입차에 비해 취약한 디젤 승용차 라인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다.

현대차는 기아차 모하비에서 적용한 ‘V6 3.0 E-VGT’ 디젤 엔진을 제네시스에 탑재하기 위한 개발작업을 끝냈다. 이 디젤엔진은 약 2년5개월의 기간 동안 2300억 원 투입돼 개발됐다. 이 엔진을 승용차에 맞게 개조했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을 공략하는 수입차에 맞서 신속하게 준대형 및 대형 디젤 세단을 내놓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SUV용 디젤 모델을 세단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라며 “이번 그랜저 디젤의 판매량을 통해서도 나타났듯이 이를 통해 디젤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빠르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디젤엔진을 탑재한 신형 쏘나타 디젤도 언제든지 출시할 준비를 마쳤다. 황정렬 현대차 상무는 "신형 소나타에 들어갈 디젤 엔진 개발은 완료했다"며 "시장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디젤 모델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디젤차 반격은 성공할까  
▲ 2013년 9월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BMW 신차발표회에서 BMW 뉴5시리즈가 소개됐다.<뉴시스>

◆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디젤차의 경쟁력은 세가지로 나뉜다. 가격, 성능, 연비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는 수입 디젤 승용차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 가격이 아무리 저렴해도 연비와 성능이 수입 디젤 승용차를 따라잡지 못하면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는 수입 디젤 승용차보다 저렴하다. BMW 520D의 가격은 최소 5330만 원에서 최대 6990만 원 정도다. 벤츠 E220CDI는 62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현대차의 그랜저 디젤은 3300만 원 정도다. 2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격 차이는 연비와 부품 교체비용, 성능으로 얼마든지 만회될 수 있다고 본다. 곧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가 연비와 성능에서 수입 디젤 승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여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젤차의 경우 소모품을 자주 갈아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디젤차를 사면 유지비가 많이 들었다. 그러나 최근 부품이 발달해 자주 갈아줄 필요가 없다.

특히 수입디젤차의 경우 부품기술이 뛰어나 자주 교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교체비용이 줄었다. 반면 국산 디젤차의 경우 부품의 수준이 떨어져 유지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수입 디젤차는 서비스센터가 부족해 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런 인식도 최근에 바뀌고 있다. 수입차들이 서비스센터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비다. 소비자들은 디젤차가 비싸지만 연비가 좋아 유지비를 줄일 수 있어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디젤을 내놓으면서 기존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훨씬 좋아졌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 디젤 승용차와 비교했을 때 연비는 낮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그랜저 디젤 2.2 모델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3.8~14㎞다. 기존 그랜저 2.4 가솔린 모델(11.3㎞)과 비교했을 때 연비는 개선됐다. 그러나 수입 디젤 승용차의 연비를 보면 BMW 520D는 16.9km이고 벤츠 E220CDI는 16.3 km이다. 수입 디젤차의 연비가 그랜저 디젤보다 20~30% 정도 좋다.

그랜드 디젤의 경우 막상 시승해보면 공식적으로 표시한 연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그랜저 디젤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4km라고 돼 있지만 실제 연비는 이에 못 미친다. 한 시승기를 보면 도심 구간에선 9km대에 머물렀고 고속도로를 거친 후 최종 연비는 10.9km를 기록했다.

그랜저 디젤은 성능에서 아직 수입 디젤차에 미치지 못한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보통 성능은 차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로 판단할 수 있다. 최대토크는 최대로 회전시킬 수 있는 힘이고 최대출력은 차가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그랜저 디젤은 수입 디젤차에 비해 이 두가지 성능이 뛰어나다고 현대차는 강조하고 있다. 그랜저 디젤의 최고출력은 202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5.kg·m다. 수입차 판매 1위인 BMW520D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184마력과 38.9kg·m보다 높다.

하지만 실제로 두 가지 성능이 현대차가 강조할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랜저 디젤이 시속 140㎞~150㎞ 이상의 속도로 달리면 노면소음과 핸들의 떨림이 감지되고 출발할 때의 응답성이 빠르지 않다고 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디젤차 성능이 많이 좋아졌지만 연비 등 효율성 측면에선 아직 외국 브랜드에 비해 밀리는 게 사실"이라며 "현대차도 하루 빨리 이런 면을 꾸준히 보강해 상품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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