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내년 5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부펀드의 부진한 투자 수익률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공사의 전주 이전 문제도 국감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진 사장은 이전에 반대하고 있어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사진)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진한 투자 수익률과 전주 이전 문제를 놓고 의원들에 집중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공사> |
22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0월24일에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한국투자공사의 투자 역량에 질의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공사는 정부와 한국은행, 공공기금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산으로 운용되는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로 공사의 수익이 정부를 포함한 출자 공공기관의 이익과 직결된다.
한국투자공사는 이들 기관으로부터 받은 자산으로 바탕으로 해 2022년 말 기준 순자산가치 1693억 달러(약 226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한국투자공사의 수익률이 다른 국가의 국부펀드와 비교해 부진하다는 점을 국정감사에서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국투자공사의 지난해 수익률이 –14.4%로 세계 6곳의 국부펀드 가운데 최하위에 수준에 머물렀다며 투자 역량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투자 역량 지적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한국형 테마섹’의 필요성이 제기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국영투자회사로 정부 자산을 이용해 해외 주요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세계 최대 투자사다.
과거에도 한국투자공사의 자산 규모와 대상을 늘려 한국형 테마섹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올해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투자공사 등과 한국형 테마섹에 대한 고민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국투자공사가 자산운용 과정에서 투자가 불가능한 국가의 유가증권을 매입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진 사장에게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해킹 시도가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많다는 점을 들어 보안 시스템의 강화를 진 사장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재정정보원이 집계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기관별 해킹시도 현황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최근 5년간 660건의 해킹시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같은 기간 361건의 공격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약 1.8배 많다.
▲ 전북과 전주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투자공사의 전주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이전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진 사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한국투자공사 본사의 전주 이전과 관련한 공세도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진 사장은 올해 7월에 창사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논의와 관련해 “인력 유출이 우려되고 전주로 내려가서 시너지를 낼 만한 부분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시 전북과 전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진 사장이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 역행하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을 했다.
기재위 소속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올해 5월 한국투자공사를 전주로 이전해야 한다면서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정감사에서 진 사장과 이전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