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재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 가까워짐에 따라 서정진 회장의 2세 승계 구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가까워지면서 합병에 따른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합병 과정에서 지배력을 더욱 키우게 된다는 점에서 승계와 관련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셀트리온그룹에서 서 회장의 지배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0월23일 열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각각의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고 최종 합병에 이르게 되면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는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셀트리온 지분 21.27%를 보유하고 통합셀트리온 아래 손자회사로 셀트리온제약을 두는 구조로 단순화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3%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이 합병법인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승계 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셀트리온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법인 이사회에 서진석 의장이 포함된 반면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배제됐다.
사실상 서준석 의장은 2세 승계구도에서 밀려난 셈이다.
이뿐 아니라 현재 서진석 의장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스킨큐어 등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에도 모두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더구나
서정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때도 서진석 의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서 회장은 올해 3월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남인 서진석 의장은 내 아들이라 데려다 놓은 것이 아니다”라며 “전공자이다 보니 신규제품, R&D 파이프라인 사업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제품개발부터 모든 절차를 다 밟아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능력과 네트워크가 있는 서 의장은 나와 제품개발 및 M&A 관련 사업을 긴밀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석 의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사와 KB증권 등이 주관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3’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진석 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합병 이후 청사진과 신사업으로 꼽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비전을 발표했다.
다만
서정진 회장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2세 승계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 회장은 2019년 “내가 물러난 이후 회사 경영은 후배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계열사에 있는 장남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합병을 위한 온라인 간담회에서도 지분 증여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식과 아내 이름으로 된 주식도 없고 자회사도 없다”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한 약속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셀트리온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비상장회사지만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셀트리온 계열사 지분 가치가 높은 많큼 지분 증여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비상장 법인이라 기업가치를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셀트리온 등 계열사 지분 가치만해도 5조 원에 이른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