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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항곤 경북 성주군수(가운데)가 22일 오전 군청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군수는 이날 성명에서 "사드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의 후보지를 국방부에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
경북 성주군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장소와 관련해 제3의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제3의 장소로는 현재 롯데스카이힐 성산컨트리클럽이 유력한데 인근 김천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
◆ 성주군 “대안없는 반대는 근본적 대안될 수 없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22일 군청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국방부의 일방적인 성산포대 사드 배치 결정으로 평화롭던 군민의 일상은 피폐해졌고 지역경제는 반토막이 났다”며 “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대안없는 반대는 사태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성주군의 제3후보지 공식 요청은 7월 13일 국방부가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한지 40일 만에 나온 것이다.
김 군수는 국방부의 발표가 나온 뒤 사드 배치 철회를 강력 요구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꿨다. 김 군수로서는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지역경제가 피폐해진 상황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군수의 공식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국방부는 사드 대체 후보지와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성주 지역에서 거론되는 후보지들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성주군 측과 긴밀히 협조해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 6개를 적용해 대체 후보지 평가를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에 발표됐던 성산포대 배치 방침이 철회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제3부지 가용성 평가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한.미의 최초 결정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 롯데그룹,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곤혹’
제3의 후보지로는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이 유력하게 꼽힌다.
이 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서쪽으로 18km 떨어져 있어 사드 레이더 전자파 논란에서 자유롭다. 해발 680m 높이의 고지인 데다 주변에 민가가 드물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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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급부상한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안으로 21일 오전 승용차가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
도로와 전기시설 등 기반시설도 이미 갖춰져 있어 추가 공사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국방부는 10~11일 이틀간 이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종 국방부 기조실장은 한 인터뷰에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의 적합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1차적으로 롯데 측과 협상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당혹스런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사드 배치 장소로 결정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 관광객 구매가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할 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 롯데그룹은 중국 현지의 유통사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정부의 제안이 들어올 경우 롯데그룹은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현재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공식 제의가 들어오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쪽은 이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특히 골프장 측은 최근 언론의 출입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골프장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되더라도 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시 주민들의 반대도 풀어야할 숙제다.
김천시와 김천시의회는 22일 “행정절차도 없고 시민동의도 없는 일방적인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에 결사 반대한다”며 “14만 시민의 생존권과 재산권 수호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천시민들은 20일부터 촛불집회를 여는 등 사드 배치 반대 움직임에 들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