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주하고 있는 3D낸드시장에 경쟁사들의 진입이 늘어나 이르면 내년부터 공급과잉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기술우위를 유지한 효과로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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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22일 “삼성전자는 3D낸드의 원가경쟁력을 강화한 뒤 본격적으로 추가적인 과감한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며 “3D낸드 시장지배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D낸드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새 기술이다. 하지만 난이도가 높아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원가절감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수년전부터 3D낸드 개발에 나선 만큼 이른 시일 안에 공정전환효과를 볼 수 있는 구간에 접어들며 향후 경쟁업체들에 강력한 원가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D낸드가 기존의 낸드플래시 생산단가보다 유의미한 폭의 원가절감을 이뤄낼 때부터 공정전환에 속도를 내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3D낸드 증설계획을 잡아두고 있는데 투자규모를 더 키울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과감한 선제대응으로 독주체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경쟁사가 3D낸드 시장진입을 가속화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부터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3D낸드 생산량 점유율은 세계에서 63%를 차지하겠지만 내년부터 경쟁업체들의 진입이 본격화되며 점유율이 34%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3D낸드 생산규모 총합도 올해 3분기 월 20만 장 규모에서 2017년 3분기 75만 장, 2018년 3분기 130만 장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원가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도 세계업체들이 3D낸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며 공격적인 출하증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3D낸드의 급격한 공급증가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에 상당한 부담을 안기게 될 것”이라며 “중국업체들도 가세할 경우 업황부진과 ‘치킨게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런 가격하락이 본격적으로 3D낸드의 수요증가의 계기를 마련해 오히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판매를 늘리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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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저장장치. |
최 연구원은 “3D낸드 가격하락이 이어지면 모바일 저장장치와 서버용 SSD 등 3D낸드 진입이 어려웠던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량양산능력을 확보한 삼성전자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3D낸드의 충분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이를 서버와 PC용 고성능 SSD에만 공급했다. 경쟁업체의 진입으로 가격을 낮추게 되면 스마트폰업체 등 신규고객 확보를 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수율과 양산능력에서 경쟁사보다 크게 앞선 만큼 치열한 가격경쟁이 벌어진다고 해도 수익성 타격을 최소화하며 3D낸드 수요증가에 따른 수혜를 독점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후발업체의 3D낸드 기술격차는 1년반 정도로 삼성전자가 원가경쟁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며 “수년 동안 독주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