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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 LS그룹 회장. |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해외사업에서 활로를 열고 있다.
LS그룹의 지주사인 LS는 세계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영향 등으로 매년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구 회장은 배수의 진을 치고 구조조정과 해외사업에 주력했는데 올해 들어 LS는 수익성을 회복하며 본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 LS그룹, 해외사업에서 성과
21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이 해외사업에서 선방하고 있다.
LS는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8348억 원을 올렸다.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2457억 원 줄었는데 국내사업 매출 감소분이 2047억 원, 해외사업 매출 감소분이 405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사업 매출이 1년 새 9% 줄어드는 동안 해외사업 매출은 1% 감소하며 전체 매출 감소폭을 그나마 방어했다.
LS는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전체매출의 57.8%를 수출과 해외법인 등 해외사업에서 올렸다. 해외사업 매출비중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2년 전보다 4.7%포인트 늘었다.
LS의 주요 계열사들은 해외사업 매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전력케이블 등을 생산하는 LS전선은 상반기 전체매출의 59.4%를 해외사업에서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4%포인트 늘었다.
LS전선은 국내 전선시장의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0년 이후 중국, 동남아 등 신흥국과 북미, 유럽 등 선진국으로 시장을 빠르게 넓혔다.
LS전선은 올해 상반기 북미에서 1억 달러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계약, 중국에서 전기차용 전력공급배선세트 공급계약, 유럽시장에서 5천만 달러 규모의 전력케이블 공급계약을 맺는 등 전 세계에서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수주를 꾸준히 하고 있다.
변전소구축 등 전력인프라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S산전도 최근 한달 사이 필리핀 도시철도 열차제어시스템사업, 방글라데시 철도신호현대화사업, 에콰도르 변전소구축사업 등을 잇따라 따내는 등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S산전은 베트남과 중국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LS산전 역시 상반기 전체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3.2%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4%포인트 늘었다.
농기계 등 산업기계와 전지용동박 등 전자부품을 다루는 LS엠트론도 해외에서 매출을 늘리고 있다.
LS엠트론은 지난해 트랙터 수출로 매출 3850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LS엠트론이 2008년 출범할 당시 트랙터 수출로 거둔 매출 430억 원보다 9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LS엠트론은 지난달 미국의 농기계딜러협회(EDA)가 주관하는 만족도평가에서 트랙터 부문 1위에 올랐다. 2020년까지 북미 트랙터시장에서 5위 안에 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LS엠트론은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전지용 동박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전지용동박 수출규모는 일본 46%, 중국장 250%로 늘어나는 등 아시아에서 매출을 크게 늘리며 1년 새 65% 증가했다.
부동산개발사업, 미국의 전선회사 수페리어에식스의 사업 등을 맡고 있는 LSI&D는 해외사업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수페리어에식스는 LS전선이 2008년 인수한 업체로 그동안 경기침체, 구조조정 등으로 실적부진을 겪었는데 상반기 북미 통신선 수요호조, 구조조정 비용감소 등으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 구자열, LS 실적회복 본궤도 올리나
구자열 회장은 올해 LS의 실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LS는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뒤 2008년 LS전선이 LS전선, LS엠트론 등으로 물적분할하며 지주회사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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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 회장이 4월26일 독일 하노버 메세에 참관, 지멘스 부스를 방문해 랄프 크리스찬 지멘스 에너지 매니지먼트 CEO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
LS는 그동안 계열사의 인수합병 등으로 통해 빠르게 성장했으나 공교롭게도 2013년 구 회장이 회장에 오른 뒤부터 실적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LS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9997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LS가 200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 원을 넘긴 뒤 8년 만에 다시 10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LS는 2012년 순이익 2137억 원을 냈으나 2013년 1652억 원, 2014년 867억 원 등 매년 순이익이 줄어들었고 결국 지난해 735억 원 순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LS는 지난해 LS니꼬동제련의 멕시코광산개발 투자손실, LS엠트론 브라질법인의 외환평가손실 등으로 영업외비용이 크게 발생하며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도 줄어들었다. LS는 지난해 영업이익 2720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2014년보다 27%, 2013년보다 42% 줄어든 것이다.
구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올해는 기필코 달라져야 한다”며 중국 사기에 나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인용했다. 파부침주는 밥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기를 바라지 않고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일 때 쓰는 말이다.
구 회장은 실제 지난해 말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바꾸는 등 20명에 이르는 임원인사를 실시해 그룹에 변화를 줬다.
구 회장은 올 4월부터 5월까지 일본, 독일, 이란 등 해외에 머물며 협력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LS그룹의 해외사업을 챙기는 데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자열 회장은 2013년 LS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LS전선 회장을 맡아 LS전선의 해외사업을 빠르게 키우며 지금의 LS를 만들었다”며 “구 회장이 해외시장을 개척한 경험을 살려 LS그룹의 활로를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S는 상반기에 매출 4조8348억 원, 영업이익 2401억 원, 순이익 1362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3.5%, 순이익은 2719.6% 늘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S는 상반기 기대 이상의 수익성을 달성했다”며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S 주가는 19일 전날보다 0.50% 오른 6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다. LS주가는 올해 초보다 54.5%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