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함에 따라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의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기의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인공지능 시대 개화에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 공장을 올해 4분기 가동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FC-BGA 사업확장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FC-BGA 사업은 올해 PC 수요 약세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인공지능 붐을 계기로 내년부터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가 서버용 FC-BGA 사업의 원년이 된 뒤 당장 내년부터 삼성전기의 서버용 FC-BGA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 공장 증설을 계기로 서버용, 네트워크용 등 하이엔드 고객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C-BGA는 전자 회로를 구성하는 기판을 뜻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한 종류로 메인보드와 반도체를 연결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부품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FC-BGA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PC용 FC-BGA는 당분간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서버용 FC-BGA는 생성형 인공지능 성장으로 탄탄한 수요가 나오고 있고 성장세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와 후지 키메라연구소의 조사를 종합하면 FC-BGA 시장은 지난해 47억 달러 규모(한화 약 6조2천억 원)에서 2030년에는 164억 달러(한화 약 21조6천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은 생성형 인공지능 개화에 따라 성장하는 FC-BGA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부산 공장뿐만 아니라 현재 건설하고 있는 베트남 공장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2021년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천억 원을 투입해 현지 FC-BGA 기판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한 바 있다. 올해 4분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부산에서 생산하던 고부가 반도체 기판의 물량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FC-BGA의 연구개발 거점은 부산이며 그 다음으로 베트남과 세종사업장 순으로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부산에서 양산을 통해 검증을 끝내면 베트남으로 확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2022년 말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첫 서버용 FC-BGA 기판을 AMD에 납품한 바 있다. AMD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 분야에서 인텔을 따라잡기 위해 힘을 주고 있어 삼성전기와 협력관계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인공지능 시대 개화에 부산과 베트남 공장 시너지를 통해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사업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늘어난 FC-BGA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 확대를 위해서 영업활동을 공격적으로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용 FC-BGA는 일본 이비덴이 주도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사장은 FC-BGA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모두 키워낸 뒤 이를 서버용 시장 고객들에게 알려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반도체 기판사업의 이익을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서버용 FC-BGA는 다른 분야에 적용되는 기판보다 2~3배 적층 수가 많고 면적도 넓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 서버용 시장에서 고부가 제품을 판매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