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해 생산 능력을 키우겠다고 계획해 삼성전자와 협력 가능성이 대두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엔비디아가 가파른 실적 증가를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능력을 키우기 위해 TSMC 이외 기업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엔비디아의 협업 추진 대상으로 주목받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에 H100 등 인공지능 반도체 출하량을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H100과 A100 등 엔비디아의 주력상품은 글로벌 IT기업의 인공지능 서버 등 인프라 투자에 핵심이 되는 반도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며 엔비디아의 급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강력한 수요에 대응해 내년까지 해당 제품의 공급량을 대폭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현재 패키징과 같은 여러 반도체 생산 핵심 공정에서 제조 설비를 늘리고 공급 협력사를 다변화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TSMC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을 다른 협력업체까지 넓혀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는 것이다.
WCCF테크는 TSMC가 최근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을 엔비디아의 이러한 전략 변화에 중요한 배경으로 꼽았다.
TSMC가 엔비디아뿐 아니라 애플과 AMD 등 대형 고객사 주문을 모두 수주했기 때문에 패키징과 같은 공정의 제조 능력에서 내년까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WCCF테크는 엔비디아가 결국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듀얼소싱’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일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삼성전자가 이미 엔비디아 경쟁사인 AMD와 반도체 패키징 공급계약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진 만큼 엔비디아에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CCF테크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일은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더 많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삼성전자의 HBM(고대역 메모리)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삼성전자가 TSMC와 달리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요한 HBM(고대역) 메모리 등 여러 부품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로 꼽혔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협업 확대 가능성도 힘을 얻는다. TSMC가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독점하고 있지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블룸버그를 통해 “파운드리 공급망 측면에서 TSMC와 삼성전자는 모두 엔비디아에 중요하다”며 “계속되는 (엔비디아의) 성장에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수요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TSMC의 공급 능력은 계속 불안한 상태에 놓일 공산이 크다.
인텔도 엔비디아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노리고 있지만 한편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직접 대결을 노리는 잠재적 경쟁사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기술 측면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후발주자인 인텔에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를 맡기는 일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IDC는 결국 TSMC와 삼성전자 등 기존 협력사가 엔비디아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 서버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능력은 다음 회계연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수많은 공급업체와 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콘퍼런스콜을 통해 생산 역량 강화에 자신감을 보이며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중심의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이를 주도할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
▲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A100 제품 이미지 일부. <엔비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