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건설 계획을 비판하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TSMC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사진.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리조나 지역 특성상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수자원이 부족하고 인력난도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4일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TSMC가 미국 반도체공장 건설 과정에서 겪는 여러 문제는 적합하지 않은 부지를 선정한 데 따른 결과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
TSMC는 최근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가동 시기를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리조나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TSMC가 공장 건설을 위해 대만의 인력을 미국으로 옮기기 시작하며 현지 근로자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자들은 대만 인력이 결국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게 될 것이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이 공장 가동 지연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UDN은 미국에서 부동산과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구조공학 박사 수지가오와 인터뷰를 통해 애리조나를 TSMC 공장 부지로 선정한 일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보도를 전했다.
그는 애리조나가 콜로라도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수자원 및 인력 부족 문제를 계속해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애리조나는 지리적 특성상 사막이 많고 인구 밀도가 낮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의미다.
수지가오 박사는 TSMC가 미국의 환경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하면서 삼성전자가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는 텍사스 등 지역을 반대 예시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두고 있다. TSMC가 가동 시기를 늦춘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이러한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TSMC가 미국 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만의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과 관련해서도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미국에서 해외 인력을 들어오는 일은 금기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TSMC가 이에 대해 충분한 이해 없이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미국 인텔도 애리조나에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WCCF테크는 인텔의 경우 이미 해당 지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현지 대학교와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인력 수급 체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TSMC와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에 처음 공장을 건설하는 TSMC와 비교하면 인텔은 이미 수자원 및 인력 공급 문제에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지가오 박사는 “TSMC의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확정은 탁상공론의 결과에 불과하다”며 “한국을 뒤따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