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시장 안정을 위해 연말 퇴직연금 쏠림 현상 방지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3일 서울 본원에서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 퇴직연금 감당 임원 15명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연말 퇴직연금 쏠림이 재연되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밝혔다.
▲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막기 위해 연말 퇴직연금 쏠림 현상 방지를 당부했다. |
통상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기업이 새로 부담금을 적립하거나 기존 적립금 만기가 종료되는 시기는 연말이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연말에 퇴직연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져 왔다.
다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다른 금융사의 퇴직연금 상품 공시금리를 확인한 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이른바 ‘커닝 공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경계하며 유치경쟁 자제를 요청한 셈이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기업의 신규부담금 납입’과 ‘기존 적립금의 만기’가 연말에 집중되는 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돼 왔다”며 “실제로 지난해 말 자금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퇴직연금 유치경쟁은 불확실성을 늘리고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올해 퇴직연금 부담금을 분납해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올해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부담금의 50%를 8월과 10월에 각각 25%씩 나눠 내고 연말에 나머지 50%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 부원장은 “DB형 퇴직연금을 분납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을 계속 유지하겠다”며 “시장안정화를 위해 금감원이 앞장설 것이며 금융사들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권에서는 환영의 뜻을 내보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사 임원들은 “지난해 말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퇴직연금 머니무브 위험이 있었던 만큼 이번 금융당국 조치는 적절하다”며 “금융사 부담금을 분납할 때 연말뿐 아니라 월말 집중도 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