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 아모텍과 같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업체들의 부품 재고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추정됐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오랜만에 MLCC 업체들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혹독한 시기를 거쳐 MLCC 업체들의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전기와 같은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업체들의 재고가 정상수준 이하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하며 IT용 MLCC 바닥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하는 전자부품으로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삼성전기의 전체 매출에서 MLCC 비중은 약 40%에 이른다.
1일 삼성전기를 비롯한 MLCC 업체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5.4%, 삼화콘덴서는 10%, 아모텍은 5.8% 올랐다. 일본기업인 무라타도 4.4%, 다이요 유덴은 3.3% 상승했다.
하반기 IT 제품 수요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떨어진다.
중국의 스마트폰, PC 생산량은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러 있으며 중저가 라인업을 위주로 개선되던 TV 생산량 역시 반락했다.
다만 부품 재고조정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IT 제품에 대한 재고조정 이상으로 부품에 대한 재고조정이 강하게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MLCC는 2022년 상반기 이후 약 1년6개월의 재고조정 기간을 거쳤다.
삼성전기는 최근 MLCC 보유일수가 35일로 줄었다고 언급했다. 보통 40일을 적정 보유일수로 본다.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고객사들의 주문 역시 보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대량 주문보다는 실수요에 기반한 스팟성 주문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유재고를 조금이라도 더 소진하기 위한 MLCC 업체들의 가격 프로모션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보유재고도 낮아졌고 스팟성 오더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전방의 재고도 줄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IT 제품 수요 개선이 불확실함에도 MLCC 업체들의 가동률이 이전처럼 크게 조정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 연구원은 “IT용 MLCC의 바닥이 확인된 것이라면 그 다음은 전장용 MLCC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2024년은 전장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외형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