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군 정찰기가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상공을 침범했다며 ‘군의 대응 행동에 나설 것’이라 위협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공군의 전략 정찰기가 북한의 경제수역 상공에 무단으로 넘어왔다며 “나는 위임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 행동을 이미 예고했다”고 밝혔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7월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의 전략정찰기 무단 침범과 북한의 대응 행동을 예고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사진은 2022년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는 김여정 북한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
이어 “반복되는 무단침범 때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의 미 정찰기 영공 침범 주장을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한 대한민국 군 당국도 비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군부는 또다시 미군의 도발적 행동과 관련하여 중뿔나게 앞장에 나서 '한미의 정상적인 비행활동'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며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 사실을 부인해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해당 공역과 관련한 문제는 우리 군과 미군 사이의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군부 깡패들은 주제넘게 놀지 말고 당장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이 이틀 연속으로 같은 주제와 관련해 담화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김 부부장은 10일에도 조선중앙통신에서 “미국이 또 다시 해상군사 분계선을 넘어 우리 측 경제수역을 침범할 시에는 분명하고도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위임에 따라 반복해 경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군의 정찰기 활동과 관련해 강력하게 반발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한 번 강력 경고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전승절로 주장하는 27일을 앞두고 긴장을 고조하고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읽힌다.
김 부부장이 대한민국을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한 것도 평소에 없던 일이다. 남북관계에 적용했던 특수관계 대신 한국을 외국처럼 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북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거절 담화문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 대남기구가 아닌 외무성을 통해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