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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책임 못 면해, 이한준 후속조치 고민 깊어질 듯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07-07 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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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에 이름을 내걸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면서 수습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인천 검단 사고는 현재 시공사의 전면 재시공 결정이 화제의 중심에 놓였다. 국토부 조사 결과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도 설계단계에서부터 총책임자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후속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LH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책임 못 면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385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한준</a> 후속조치 고민 깊어질 듯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에 이름을 내걸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면서 수습의 첫 단추를 끼웠다. <연합뉴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와 관련해 인천검단사업단에서 이한준 사장 주재 긴급 현안회의를 열고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단을 적극 수용해 조속한 사고수습에 필요한 절차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부사장을 책임자로 입주민 지원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 측 고위급 의사결정자들은 앞서 직접 만나 재시공 관련 내용을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그동안 전면 재시공 문제를 두고는 말을 아껴왔다.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온 뒤 대응할 사안이라고 봤다.

하지만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전격 발표에 발맞춰 사고수습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 검단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공공분양 현장으로 기본설계 용역부터 품질관리까지 사업 전반적 부분의 총괄 관리자다.

이 단지는 이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체 고급 공공주택 브랜드 ‘안단테’를 내건 곳이기도 하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책임감이 더욱 무거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GS건설이 공시한 인천 검단아파트 전면 재시공 비용 5500억 원은 다른 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비용 분배를 고려하지 않은 금액으로 이후 협의에 따라 비용이 환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고의 원인이 시공사만의 문제가 아닌 설계, 감리 등 모든 부분에 걸쳐있는 만큼 검단아파트 전면 재시공 비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컨소시엄 건설사들과 배분할 여지도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된 설계단계의 철근누락과 관련해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철근누락 문제가 있었던 설계서 검토 및 제안, 대안제시 등에 시공사인 GS건설과 공동으로 관여한다. 

설계서에 관한 변경사항 등 승인부분도 최종적으로 발주처의 역할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고가 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무량판 구조로 32개 기둥 모두에 전단보강근(철근)이 필요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은 설계서가 통과됐다. 무량판구조는 하중을 받쳐주는 수평 기둥 없이 위층 수평 수조인 슬래브를 수직 기둥이 직접 지탱하는 구조다.

앞서 GS건설은 검단아파트를 시공책임형 CM 방식으로 수주한 것은 맞지만 지하주차장 무량판구조 설계 등 기본구조 설계부분은 발주처의 영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규철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5일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조사 결과발표 자리에서 “설계서는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구조”라며 “어느 주체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LH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책임 못 면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385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한준</a> 후속조치 고민 깊어질 듯
▲ 5월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안단테(AA-13-2블록)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관이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4월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현장 품질관리 확인에도 미흡했던 점이 드러났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르면 발주처는 시공사가 품질관리를 적절하게 하는지 연 1회 이상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번 인천 검단아파트에서 레미콘 자재품질 등 현장 품질관리 확인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단계와 품질관리 등 부분의 구체적 책임소재는 사고조사위의 최종 보고서와 관계 법령 검토 등을 거쳐야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공공분양 아파트 품질을 높이기 위한 시공책임형 CM, 안단테 브랜드 적용 등을 내건 단지에서 기본적 품질관리에 부실했다는 점은 뼈아픈 과오일 수밖에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그동안 공공분양 아파트 품질과 시장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0년에는 80억 원이 넘는 홍보비와 용역비를 들여 고급 공공주택 브랜드 ‘안단테’도 론칭했다.

안단테는 안전, 안락하다는 뜻의 한자어 ‘안’과 단단하다의 ‘단’, 크다는 뜻의 ‘태’를 합친 합성어다. 또 음악용어인 안단테(Andante)가 천천히 걷는 빠르기로 라는 뜻을 지닌 것처럼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서두르지 않고 여유있게 시공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5일 검단아파트 사고조사 결과 발표 뒤 “설계, 시공, 감리 등 어느 한 곳이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담당기관으로 공공분양 아파트의 설계, 시공, 감리 모든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요구받는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입주예정자와 국민들의 질책이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한준 사장은 6일 공식 사과문에서 “불미스러운 사고에 사장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입주 예정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후속조치를 포함한 사고수습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모든 과정에서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확실하고 투명하게 조치하겠다”며 “앞으로 건설 사업관리의 전면적 재검토를 통해 근본적 개선방안과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고 모든 건설현장에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미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공기업 가운데 하나다. 2021년에는 일부 임직원의 광명, 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지탄을 받았고 그 뒤 국민 신뢰회복이 핵심 경영과제로 꼽혀왔다.

이 사장 역시 2022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취임했을 때부터 내부 혁신 등 신뢰회복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사장이 2022년 11월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개선할 부분은 과감하게 혁신하고 더 좋은 정책으로 국민들에 보답하자”며 “토지주택공사의 주인이자 고객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견마지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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