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3-07-05 15:07:22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관심을 보인 미국과 라틴 시장에서 영향력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하이브의 라틴음악 레이블 인수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관훈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5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라틴음악 레이블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구체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이브는 2021년과 2023년 두 번에 걸쳐 미국의 대형 음악레이블을 매입했는데 라틴음악까지 손을 뻗쳐 장르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면 하이브의 미국 자회사인 하이브아메리카 소속 레이블 ‘스쿠터브라운프로젝트‘가 최근 라틴음악 가수 오즈나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것은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오즈나는 라틴음악계에서 인기 있는 가수 가운데 한 명이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오즈나가 그동안 발표한 곡들의 스트리밍 횟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500억 건이 넘었다.
2019년 설립된 하이브아메리카는 2021년 4월 유명 가수인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티 비버 등이 있는 이타카홀딩스를 1조 원가량에 인수했는데 오즈나와 계약하면서 장르와 활동 지역을 더욱 다양화했다.
물론 오즈나와 계약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은 현재로서 적절하지 않은 분석일 수도 있다. 단지 가수 한 명을 라인업에 추가한 것에 그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브가 라티음악 레이블 인수 계획을 꾸준히 거론해왔다는 점에서 오즈나와의 계약을 단순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 3월 열린 관훈포럼에서 “지금은 라틴 시장에서 톱 티어 레이블을 보고 있다”며 “그들 중 우리와 철학이 맞고 우리가 가진 인프라에 도움을 요청하는 회사를 인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미국에서 핫한 프로듀서를 데리고 있는 레이블도 한두 개 정도 보고 있다”며 “미국 음악시장 안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목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가 라틴 레이블 인수를 추진하려는 것은 미래 확장 전략을 전개하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방 의장은 “우리의 전략은 장르별로 톱 티어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회사를 연결하고 그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가자는 것이다”며 “미국에서 굉장히 존재감 있는 회사로 커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이와 관련해 구체적 움직임을 보인 것은 6월 초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는 하이브가 북미에서 약 3억8천만 달러(약 5천억 원)규모의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피에르 토마스 QC미디어홀딩스 CEO, 케빈 리 QC미디어홀딩스 COO,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 아메리카 CEO. <하이브>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미 지역 전략적 파트너와 금융 파트너들 모두 하이브와 협력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방 의장의 발언과 최근 오즈나와 계약 등을 고려하면 조만간 라틴음악 레이블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는 올해 초에도 해외 레이블을 인수했다.
하이브는 지난 2월 미국 QC미디어홀딩스의 지분 100%를 3140억 원에 매입했다. QC미디어홀딩스에는 릴 베이비, 미고스 등 유명 힙합 아티스트가 속해 있다.
여기에 라틴음악 레이블까지 더해지면 하이브는 K팝을 넘어 전 세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멀티 레이블 전략에 따라 장르 다양성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과 합작사 설립, 지분투자, 파트너십 등 다양한 방법론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 힙합과 라틴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어 해당 장르에서의 IP확장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 확장 방안에 대해서는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