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출자회사 사장 선임을 놓고 자회사 관리의 시험대에 올랐다.
대우건설 사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앞으로 현대상선의 사장 선임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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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브리핑에서 “낙하산 인사의 폐해로 커진 기업부실과 경제적 부담을 국민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사장 선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도 7일 성명서에서 “산업은행이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한 절차없이 밀실인사를 했다”며 “이 회장은 대우건설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을 파행으로 몰고 간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우건설이 6월에 사내외 인사를 대상으로 이례적인 사장후보 재공모를 했을 때부터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내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내정자는 친박계 정치인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런 논란과 관련해 “선임과정에 외압은 없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같은 비리를 막으려면 외부인사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7월 기자들에게 대우건설의 사장 선임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숙려기간을 가지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노조는 “이 회장은 숙려기간을 말하면서 박 내정자를 대우건설 사장으로 내려보내기 위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을 회유하고 압박하는 데 쓸 시간을 벌었던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9월 초 현대상선 사장을 선임하는데 낙하산 논란이 재현될지 벌써부터 업계는 주목한다.
산업은행은 낙하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 헤드헌팅 전문회사에 현대상선의 사장후보를 찾는 용역을 맡겼다. 그러나 헤드헌팅회사가 사장 선임을 위한 들러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하산 논란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장치는 아니다.
대우건설에 이어 현대상선 사장 선임과정에서도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다면 이 회장도 전임자들처럼 외압에 굴복한 자회사 사장 인사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6월 인터뷰에서 “산업은행 회장은 자회사에 대한 인사권이 없는 상황”이라며 “낙하산으로 임명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관련 회계를 들여다보던 산업은행 출신 감사를 해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