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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뉴시스> |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고 있다.
레미콘 원자재 기업을 인수하고 금융계열사인 아주캐피탈 매각을 재추진하는 등 본업인 레미콘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주산업은 최근 법정관리 중인 공영해운의 우선인수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수희망가격은 6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은 18일 인수계약을 맺고 9월 말 관계인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영해운은 2010년 콘크리트 제조사 공영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곳으로 모래, 자갈 등 건설용 자재를 채취해 가공·판매하는 회사다. 2011년 평택항 모래부두 건설사업에 참여한 뒤 재무구조가 악화돼 2014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공영해운은 법정관리 중이지만 실적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 168억 원, 영업이익 41억 원을 냈다.
공영해운이 레미콘 원자재인 모래와 자갈을 취급하고 있어 아주산업이 인수할 경우 수직계열화에 따른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레미콘 수요가 늘어나 모래 가격이 15%나 상승하는 등 모래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아주산업의 공영해운 인수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아주산업의 공영해운 인수를 주력사업 강화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규영 회장이 최근 아주캐피탈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문 회장은 1993년 그룹 경영을 총괄하게 된 이후 물류사업, 호텔사업, 산업장비렌탈사업, 할부금융사업 등 사업을 확장해 왔다. 2008년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사업 진출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 웅진그룹과 동부그룹 등이 무리하게 사세를 불리다가 몰락의 길을 걷는 것을 보면서 내실을 강화하는 쪽으로 경영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아주산업은 6월 초 보유 지분 매각을 포함해 아주캐피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주산업이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을 재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2월 제이트러스트와 매각협상이 결렬된 후 1년 4개월만이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매출 7947억 원, 영업이익 670억 원을 내는 등 실적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이 은행권 계열 캐피탈회사에 비해 자금 조달이 불리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뒤쳐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유입된 자금을 아주그룹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회장의 주력사업 집중 움직임은 레미콘업계의 치열한 경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는데 다른 사업분야에 눈을 돌리다가 자칫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산업은 지난해 기준으로 레미콘시장에서 점유율 12.5%로 유진기업과 삼표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레미콘업계는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표는 지난해 동양시멘트를 품에 안았고 유진기업은 동양을 인수하기 위해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유진기업은 건자재 유통사업을 준비하고 삼표는 계열사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등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