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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왜 인수합병시장에서 푸대접받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08-02 15: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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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과 경남기업, STX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새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매물로 나온 동부건설과 동아건설산업, 울트라건설 등은 새 주인을 만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중견건설사들 인수합병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쏟아지면서 인수후보자들의 관심이 떨어진데다 애초 기대보다 몸값이 올라가는 등 매각에 걸림돌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삼부토건, 두번째 ‘새 주인 찾기’ 실패

삼부토건은 회생계획 확정안에 따라 기업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성정하지 못해 매각이 최종 불발됐다고 2일 밝혔다.

  중견건설사, 왜 인수합병시장에서 푸대접받나  
▲ 남금석 삼부토건 대표이사 사장.
미국계 투자사인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하와이 유레이너스 파트너스 등 2곳이 삼부토건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은 1천억 원, 유레이너스 파트너스는 800억 원을 각각 입찰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부토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두 기업의 자금증빙 자료를 검토한 결과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자료를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2곳 모두 자료를 보완하지 못해 결국 자금증빙 미비로 매각이 유찰됐다.

매각주간사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두 회사 모두 미국계 업체다보니 확인이 어렵거나 규정에 맞지 않는 증빙자료를 제출했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마감시한을 늦추기도 했지만 결국 미비점을 보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매각 본입찰에서는 입찰부정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부토건 기업구조조정 담당임원(CRO)이 본입찰 진행되기 전에 한 업체에 특정 가격을 입찰가로 적어낼 것을 종용해 들러리로 세우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번 매각이 불발되면서 삼부토건은 올해 두번이나 매각이 시도됐으나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삼부토건은 5월에 처음으로 매각을 추진했는데 본입찰에 참여한 미국계 전략적투자자(SI)가 자금증빙을 하지 못해 매각이 유찰됐다.

이날 삼부토건 주가는 전일보다 1500원(8.36%) 급락한 1만6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 중견건설사 인수합병, 왜 찬바람 부나

중견건설사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은 하반기에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STX건설은 예비입찰에 8곳의 기업이 참여해 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받았으나 본입찰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중견건설사, 왜 인수합병시장에서 푸대접받나  
▲ 정구철 STX건설 대표이사.
STX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세환컨소시엄은 “인수제안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법원에 입찰시한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입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도 최근 본입찰에서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법원의 최저가격보다 낮은 입찰가를 적어내 매각이 불발됐다. 우림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각에 실패하자 7월 말 회사를 청산하기로 했다.

중견건설사 매물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매물 과잉현상이 나타나 매각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견건설사를 인수하려는 인수후보자들은 한정된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건설사들이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지자 이를 전부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과 동일은 삼부토건과 경남기업의 인수후보자로 꾸준히 거명됐지만 이들이 동시에 여러 중견건설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견건설사의 몸값이 시장의 기대보다 높아진 점도 매각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삼부토건은 자회사인 삼부건설공업과 한 묶음으로 매각이 추진되면서 애초 예상가격보다 800억 원 가량 가격이 올랐다. 최근 매각이 불발된 경남기업도 자회사인 수완에너지를 분리매각하지 못해 몸값이 예상보다 500억 원 이상 불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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