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주 열풍에 한국 증시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외국언론의 평가가 나온다.
한국 증시가 이처럼 외부 변수에 크게 흔들리는 것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 엔비디아 주가 급등과 같은 외부 변수가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국 경제의 부정적 상황을 부각해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딜링룸 내부. <연합뉴스> |
1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회복과 코스피지수 상승이 뜻하지 않은 ‘행운’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뚜렷한 주가 상승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 엔비디아가 주도한 인공지능 관련 기술주 상승 추세가 삼성전자 등 한국 증시에 상장된 일부 종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미국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25% 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 주가도 동반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포브스는 한국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러한 외부 변수가 증시를 끌어올리는 상황은 부정적 측면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저평가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과도한 정부 규제와 낮은 유동성, 주요 상장기업들의 소극적 주주환원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포브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눈에 띄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과 같은 현상이 한국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MSCI 선진국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일정한 기준을 두고 평가하는 지표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편입되면 글로벌 투자자 자금 유입이 대폭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포브스는 6월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 국가 발표를 앞두고 한국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일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 주가 등락과 같은 외부 영향이 한국 증시를 뒤흔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면 그만큼 증시 안정성 등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이러한 ‘인공지능 거품’과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율 등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국 증시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으려면 결국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 관점의 경제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경제 활성화와 성장세 회복, 기업들의 혁신 등 근본적 측면의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한국의 부진한 경제 성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일맥상통한다”며 특히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