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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입사시험 SSAT 고심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7-18 0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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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의 삼성, 입사시험 SSAT 고심  
▲ 지난 4월 13일 삼성그룹 신입사원 채용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취업준비생들이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삼성은 취업 준비생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전국 대학생 1천여 명을 대상으로 ‘2014년 일하고 싶은 기업’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삼성은 10년 만에 1위 자리를 대한항공에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실시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10만 명이 응시하는 등 여전히 삼성은 최고의 직장으로 꼽힌다.

삼성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한다. 2012년 2만 6천 명을 뽑은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의 채용제도는 국내 기업들의 표본이 됐다. 많은 기업들이 삼성의 채용제도를 따라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도 "삼성이 하면 다 따라온다고 봐야하지 않겠나"고 말할 정도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제도를 도입했다. 능력있는 사람들에게 고르게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1993년 여성공개 채용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여성들의 사회진출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1995년 삼성은 국내기업 중 처음으로 성별, 학력, 지역 차별을 모두 없앤 완전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이때부터 SSAT는 삼성에 입사하기 위해 거치는 통과의례가 됐다. 삼성에 입사하기 위해서 누구든 1차 관문인 SSAT를 통과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은 1997년 저서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 “고졸자들에게 특별히 잘해주자는 것이 아니라 졸업장을 이유로 기회의 차별을 두지 말고 능력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SSAT를 놓고 삼성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 SSAT에 발목잡힌 삼성

SSAT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대입에 버금가는 사교육시장을 키워냈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SSAT 공부에 매달리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난 1월 채용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SSAT 응시인원을 서류전형을 통해 먼저 선발하고 총학장 추천을 받은 지원생들은 서류전형을 면제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삼성은 SSAT가 삼성고시로 불리는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데 대한 대안으로 이런 변화를 모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핵폭탄을 맞았다. SSAT에 20만 명이나 되는 지원자가 몰리는 데 대한 과도한 시험관리 부담을 줄이려는 꼼수라는 비난은 솜방망이에 불과했다.

삼성이 총학장 추천제로 대학의 서열을 매기고 대학을 복종시키려한다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 ‘오만방자한 삼성’이라는 말도 들었다.

삼성은 채용개선안 발표 13일 만에 안을 백지화했다. 그리고 지난 4월 SSAT를 그대로 실시했다.

삼성은 채용개선안을 백지화하면서 연구와 검토를 거쳐 새로운 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감감무소식이다.

삼성이 앞으로 내놓을 새로운 채용안은 이재용체제에서 삼성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재용체제에서 삼성은 창의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SSAT에서도 창의성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대거 출제됐다.

그렇지만 창의성을 객관식 문항으로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수시채용으로 전환해 면접을 강화하는 등 여러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애초 개편안을 내놓을 때도 서류전형을 도입한 것은 어떤 형태든 지원자의 창의성을 먼저 보려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곧 SSAT는 유지해 삼성이 오랫동안 지켜온 공개채용의 전통은 살리되 창의력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서류전형을 되살리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SSAT를 통해 구축해 놓은 ‘열린 채용’이 너무나 강하게 뿌리박혀 있어 수시채용 등으로 변경할 경우 '닫힌 채용'으로 회귀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놓고 삼성은 깊이 고민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외국계 기업처럼 수시채용을 하는 방법으로 삼성에 맞는 인재를 뽑으면 좋겠지만 오랫동안 유지해 온 그룹 공개채용을 단번에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SSAT는 어떻게 도입됐는가

삼성은 1993년 11월부터 2년여에 걸쳐 삼성직무적성검사인 SSAT를 개발했다.

삼성은 그룹이 지향하는 학력차별을 타파하기 위한 채용시스템에 입사 지원자의 학습능력과 문제해결능력 등 종합적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1995년 대졸공채부터 적용됐고, 1997년부터 모든 신입사원 채용으로 확대운영됐다.

SSAT는 학연과 지연 등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삼성그룹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때 삼성이 요구하는 기본조건만 충족할 경우 모든 지원자가 SSAT를 볼 수 있게 해줬다.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학연, 지연, 스펙을 초월하고 모든 지원자들에게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채용제도에서 유행처럼 번진 ‘열린 채용’의 시발점이 바로 SSAT라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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