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05-15 15: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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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펼쳐온 하이테크 수주와 인수합병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한미글로벌은 미국과 영국 기업을 자회사로 인수하며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했는데 최근 인프라·반도체 투자 훈풍에 최대 실적 경신을 바라보고 있다.
▲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펼친 하이테크 수주와 인수합병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15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베트남 등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미글로벌은 199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이다. 건설사업관리는 기획, 설계, 시공뿐 아니라 시공 뒤 유지관리까지 건설과정의 모든 단계에 걸쳐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발주자를 도와 종합적 관리를 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한미글로벌은 2023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005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 순이익 62억 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8.2%, 영업이익은 61.9%, 순이익은 100%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확보한 든든한 수주잔고가 매출에 반영되면서 본격적 실적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글로벌은 2022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넥실리스 폴란드 동박공장 등 고부가가치사업으로 꼽히는 하이테크부문에서 반도체 및 2차전지 생산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내에선 건설사업관리에 관한 사회적·제도적 인식이 부족하지만 기업들이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건설사업관리 역량을 필요로 해 한미글로벌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세아제강지주의 영국법인 세아인윈드의 모노파일 생산공장 용역,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특별 총괄프로그램관리(e-PMO) 용역,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로쉰(Rosshn)에서 발주한 리야드 주택단지 조성,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DHDA)에서 발주한 디리야 지역개발사업 ‘디리야 사우스&가든’ 프로젝트 용역 등도 따냈다.
한미글로벌은 올해 들어서도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하이테크를 비롯한 다양한 수주소식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건설근로자 숙소단지 5만 세대 조성사업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2023년 3월 2만 세대 추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1분기 미국 LG화학 양극재 공장, SK하이닉스 산호세 글로벌캠퍼스 리노베이션사업, KT&G 동유럽·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3개 지역 해외공장 등 해외에서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따냈다.
김종훈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의 해외수주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지금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은 한미글로벌에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어 다양한 전략을 가지고 전력투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적극적 행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국내 건설시장의 한계를 예상하고 일찌감치 해외시장 진출에 힘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해외 건설사업관리 기업을 인수했는데 이런 성과가 지난해부터 본격화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글로벌은 2011년 미국 사회간접자본(SOC) 전문업체 오택(OTAK) 지분 60%를 인수했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80.44%를 쥐고 있다.
이어 2017년 1월 오택을 통해 미국 공공건축분야 위주 건축사업관리를 하고 있는 '데이씨피엠(DAY CPM)'의 지분 100%를 인수했고 같은 해 7월 토목구조 엔지니어링기업인 로리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2022년 2월에는 미국 건설관리사업 전문기업 타르휘트먼그룹(TWG)도 인수했다.
김 회장은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기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2019년 9월 영국의 건설·부동산 컨설팅 전문기업인 K2그룹을 인수했다. K2그룹은 항공 및 인프라, 예술·문화, 호텔·레저, 주거건물 등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2022년 7월에 영국의 건설관리사업 워커사임(Walker Sime)도 인수했다. 워커사임이 에너지분야 프로젝트도 다수 수행한 경험이 있어 유럽 신재생에너지 건설관리사업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한미글로벌은 2000년 초반부터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해 다수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쌓았다”며 “해외 프로젝트는 건축, 구조, 소방, 인허가 등 현지상황의 특수성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해외기업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인수한 기업을 알짜기업으로 탈바꿈 시키는 경영능력도 뛰어나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오택이다. 인수 당시 오택은 중동지역 수주부진으로 적자를 내고 있었다. 오택은 2011년 매출 252억 원, 순손실 40억 원을 거뒀다.
하지만 오택은 한미글로벌로 인수된 이후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인수 뒤에 단 한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오택은 2023년 1분기 매출 100억 원, 순이익 49억 원을 거두며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2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돼 실적 전망이 밝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북미와 유럽, 베트남 등 해외 수주 확대와 하이테크,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수주해 탄탄한 사업포트플리오를 구축해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40년 넘게 건설업계에 몸 담은 건설사업관리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 회장은 1949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한라건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84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등을 계기로 1996년 한미글로벌을 세웠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