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경영위기를 강조하며 노조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 회장은 27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일부 도크(선박건조대)의 가동중단이 현실화된다”며 “해양플랜트 부문도 신규수주가 전무한 가운데 내년 5월이면 나스르 공사 하나만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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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
현대중공업은 현재 설계부문부터 시작해 소조립과 대조립공정 등 현장부문에서 모두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난해보다 80% 가까이 수주가 감소한 상황에서 수주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며 “9월부터 노사가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 회장은 “선주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선주라면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파업하는 회사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공사를 맡기겠는가”라고 노조에 반문했다.
그는 “업종이 완전히 다른 현대자동차와 동반 파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다른 회사가 파업한다고 우리까지 파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영위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지기보다 노사가 협력관계를 구축해 수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정연장수당이 없어지면서 수입이 줄었고 회사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경영진의 잘못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 말씀드렸고 많은 분들이 책임지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금은 잘못을 따지는 일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더욱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금의 어려움은 우리가 감당할 수밖에 없으며 자구계획을 실천해 동종사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수주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