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조만간 한국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 7737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보다 22.4% 늘어난 것이다. |
[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한국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 매출 7737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보다 22.4%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 매출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9년 1859억 원, 2020년 4155억 원, 2021년 6317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각각 전년도와 비교해 2020년 123.5%, 2021년 52.0%가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매출 1조 원 돌파도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매출 1조 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국빈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넷플릭스 경영진을 만나 3조 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 받았다.
윤 대통령은 미국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와 접견을 마친 뒤 내놓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넷플릭스의 파격적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8일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투자할 25억 달러는 한국에 진출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투자한 누적 투자 금액의 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창작업계를 향한 믿음과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스트리밍 수익으로 773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4억 원을 제외하고 모두 스트리밍 수익이었다.
넷플릭스는 회원 월간 구독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넷플릭스 앱 사용자 수는 1279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공개 전인 지난해 11월 1116만 명과 비교하면 15%(163만 명)가 늘어난 수치다.
매출을 늘리려면 국내 회원 수가 증가해야 하고, 이는 결국 인기있는 K콘텐츠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는 인기있는 K콘텐츠 제작의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 영화산업의 침체가 넷플릭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극장 외출을 꺼리면서 OTT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극장은 엔데믹 상황에서도 관객들을 다시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 영화 티켓값의 상승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었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시장은 위기를 넘어 ‘고사 직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극장 수요를 OTT가 흡수해 관련 시장이 커지면 가장 큰 수혜자는 넷플릭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OTT 시장 점유율 1위는 넷플릭스로 38%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티빙이 18%, 웨이브 14%, 쿠팡플레이 11%, 디즈니플러스 5%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에 OTT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면 결국 넷플릭스가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넷플릭스 앞에 꽃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변수는 ‘계정공유 금지’ 이슈다.
넷플릭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각) 1분기 실적발표에서 1분기로 예정됐던 계정공유 금지 확대를 2분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2월 계정공유 금지를 시작한 스페인에서는 100만 명이 구독을 취소했다. 이 가운데 66% 정도가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던 이용자였다. 또한 스페인 구독자 가운데 10% 정도가 2분기에 구독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넷플릭스가 이런 흐름에 부담을 느껴 계정공유 금지 확대를 올해 2분기로 미뤘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계정공유 금지는 언제부터 시작할지가 문제일 뿐 도입 자체는 이미 정해졌다.
최근 더 글로리의 흥행으로 인해 가입자들을 잡아두고는 있지만 더 글로리가 종영된 지금 시점에 계정공유 금지가 도입된다면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결국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같은 인기 있는 콘텐츠를 어느 만큼 선보일 수 있느냐가 ‘국내 OTT 업체 최초 매출 1조원 돌파’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셈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