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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그린워싱 논란, 환경단체 미국 당국에 "메탄가스라고 부르자"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4-27 1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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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그린워싱 논란, 환경단체 미국 당국에 "메탄가스라고 부르자"
▲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환경운동가들은 화석연료 채굴 기업이 가스 사업을 홍보할 때 ‘천연’이라는 단어를 녹색 나뭇잎이나 푸른 물방울과 같은 이미지와 함께 사용해서 ‘그린워싱’을 일으키고 있다며 '천연가스'를 '메탄가스'로 부르게 할 것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요구했다. 사진은 새로 시추된 천연가스정(gas well)에서 가스를 검사하기 위한 플레어붐(Flare Boom)이 불을 품고 있는 모습. 사진가 켄 도어가 2010년 베트남 근해에서 촬영해 무료로 공유했다. <플리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에선 LNG(liquefied natural gas)라는 약어로 주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라는 명칭이 그린워싱(Green washing) 논란에 휘말렸다.

주요성분이 메탄으로 온난화 효과가 강력한데도 '천연(Natural)'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소비자들로부터 친환경 연료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환경운동가들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기업이 ‘천연가스’ 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단체 가스리크스 등 환경운동가들은 화석연료 채굴 기업이 가스 사업을 홍보할 때 ‘천연’이라는 단어를 녹색 나뭇잎이나 푸른 물방울과 같은 이미지와 함께 사용해서 ‘그린워싱’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워싱'이란 실제로는 100% 친환경이 아닌 제품이나 기업을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래서 '위장 환경주의'라고도 불린다. 

환경운동가들은 '녹색안내서(Green Guides)' 개정을 통해 천연가스 대신 ‘메탄가스’나 ‘화석가스’라는 단어를 기업들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연방거래위원회의 '녹색안내서'는 2022년부터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지침은 기업이 환경 관련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소비자가 혼동을 느끼지 않도록 규제하는 데에 법적 기준이 된다. 기업이 이를 위반하면 주주 소송이나 민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환경단체 가스리크스의 캠페인 책임자 갈렙 헤링가는 “수압파쇄 공법과 천연가스 운송시설 등 천연가스 산업에 '천연'인 것은 없다”며 “천연가스가 실내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점 또한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고 블룸버그를 통해 말했다. 

천연가스는 메탄(CH₄)을 주 성분으로 하는 화석연료다. 석탄과 석유를 태워 만드는 제조 가스(manufactured gas)와 구분하기 위해 1820년대부터 천연가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메탄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100년 기준으로 21, 20년 기준으로 87에 이르는 온실가스다. 한 번 대기에 배출되면 이산화탄소보다 100년 동안은 21배, 20년 동안은 87배에 이르는 강력한 지구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는 뜻이다.

생산과정도 친환경적이지 않다. 천연가스 추출공법으로 쓰이는 수압파쇄법(프래킹)에는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는 문제 때문에 환경파괴 꼬리표가 붙어 있다. 

'천연가스'라는 이름은 실제로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환경운동단체 클라이밋 넥서스가 2021년 9월 미국 성인 467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천연가스에 호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천연가스의 주 성분인 메탄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29%만이 우호적 견해를 내비쳤다. ‘천연’이라는 단어 하나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진 것이다. 

그린워싱 광고 금지 캠페인을 벌이는 환경단체 클린 크리에이티브는 블룸버그를 통해 “‘천연’이라는 단어는 제품 인식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규제당국도 기업 그린워싱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인 리나 칸은 블룸버그를 통해 “기업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친환경 제품 시장이 왜곡되고 정직한 기업이 경쟁에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개정되는 녹색 안내서에 어떤 내용을 넣으면 좋을지 미국 시민의 의견을 2022년 12월부터 2023년 4월24일까지 모았다. 

이 과정에서 ‘재활용’, ‘지속가능한’, ‘생분해성’, ‘유기농’과 같은 단어들 또한 그린워싱 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다만 녹색 안내서에서 기업들이 홍보용어를 어떻게 사용할지 규제하는 것을 두고 “오랫동안 사용해 온 상품의 이름을 특정 시대의 정치세태에 맞게 고치는 일은 연방거래위원회 설립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화석연료 산업계 전반의 의견 또한 함께 전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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