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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신사업 추진동력의 불씨를 다시 살려낼 수 있을까?
박 부회장이 수년 동안 투자를 확대해온 신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해 LG화학의 실적을 깎아내리고 있다.
◆ LG화학 하반기 실적개선 불투명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LG화학은 3분기에 기초소재부문에서 실적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전지와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LG화학이 3분기에 기초소재부문에서 원재료 가격상승과 합성고무 업황둔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감소하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지부문은 중대형전지의 중국시장 확대와 2세대 전지의 수익성이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전자소재부문도 수처리필터와 올레드(OLED) 등 신규 소재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실적개선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보전자소재는 패널가격 하락과 공급과잉 지속에 따라 하반기 실적개선이 다소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지부문은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전지의 매출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수 있겠지만 기대폭은 낮춰야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LG화학은 2분기에 영업이익 6158억 원을 내며 18분기 만에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육성하고 있는 전지와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비화학사업의 성장성이 불투명해지자 주가도 맥없이 빠졌다. LG화학이 2분기에 호실적을 냈는데도 주가는 21일 전일보다 8500원(3.41%) 내린 2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화학 주가는 4월에 33만8500원까지 올랐지만 꾸준히 내림세를 보여 3달 동안 3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사들도 LG화학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0만 원에서 31만4천 원으로 조정했다. NH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35만 원, 27만 원으로 내렸다.
◆ 사업다각화로 신사업 부진 탈출 모색
박진수 부회장은 올해 초 첫 현장경영지로 신사업의 중심인 오창공장과 청주공장을 방문하며 신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박 부회장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투자를 늘려왔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구개발로 모두 5566억 원을 투자했는데 2013년 4470억 원에서 2년 만에 1천억 원 넘게 투자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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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4월 팜한농 출범식에서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이런 결과 LG화학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사업부문의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전지와 정보전자소재부문 자산이 LG화학 전체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9%, 16.2%다. 2014년과 비교해 각각 3.3%포인트, 1.2%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에 LG화학의 주력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은 자산비중이 49.1%에서 44.1%까지 5%포인트 줄어들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신사업부문의 성적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전지와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1분기 말 기준으로 각각 –0.1%, -3.6%로 2014년보다 5.1%포인트, 10.7%포인트 낮아졌다. 기초소재부문이 벌어온 돈을 전지와 정보전자소재부문이 깎아먹고 있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새로운 사업부 인수를 통해 신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LG화학은 21일 LG하우시스로부터 점접착 필름사업을 805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LG화학은 기존에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하던 디스플레이용 점접착 필름사업을 해왔는데 자동차유리창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산업용 필름까지 분야를 확대하게 됐다.
박 부회장은 4월에 4245억 원을 들여 인수한 농화학기업 팜한농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직접 팜한농 대표를 맡으며 그린바이오분야 신사업의 안착에 힘을 싣고 있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1일 컨퍼런스 콜에서 “팜한농은 올해 부실자산 등에 따라 경상손실을 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런 조정작업을 마친 뒤에는 팜한농이 국내에서만 연간 매출 6천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