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조용히 마무리됐다.
4대 금융지주에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적극 행사했지만 반대하는 안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24일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조용히 마무리됐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실제 의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3일 주총을 열었고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주총을 진행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서 새 회장이 선임되는 등 굵직한 안건이 적지 않아 4대 금융지주 주총에도 많은 시선이 몰렸으나 대부분 안건이 원안 그대로 가결됐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에서는 부결된 안건이 없다. KB금융지주에서는 노조가 제안한 대표이사 자격 기준 관련 정관 변경 안건과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 2건이 부결됐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4대 금융지주 주총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윤석열 정부가 ‘주인 없는 기업(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4대 금융지주에도 적극적 의결권 행사 의지를 보였으나 국민연금의 판단이나 결정이 큰 영향을 미쳐 안건의 방향성이 결정된 사례는 사실상 없어 보인다.
국민연금은 4대 금융지주에서 최대주주 혹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주총 전 의결권 행사 방향에 큰 관심이 몰렸으나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경우도 적지 않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고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선임에는 찬성표를 행사한 것 등을 두고 의결권 행사가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는지 의아하다는 의견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으나 안건은 그대로 주총을 통과했다.
국민연금이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재일교포나 사모펀드 등 신한금융지주에 우호적 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만큼 국민연금의 입김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금융권은 바라본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선임 안건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임종룡 회장 선임 안건은 우리금융지주 주총을 통과했지만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미친 결과로 보는 시선은 금융권에 많지 않다. 이미 임종룡 회장의 선임 자체가 ‘대세’로 여겨졌던 만큼 국민연금의 의견은 애초부터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사외이사 선임이 좌절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의 성재호, 이윤재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김홍진, 허윤, 이정원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우리금융지주의 정찬형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KB금융지주 주총에서 부결된 노조 제안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여기서도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컸다고는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
KB금융지주 노조가 제안한 대표이사 자격 기준 관련 정관 변경 안건과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찬성률이 한 자릿수로 국민연금 외 주주들에게도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2022년 말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분율은 신한금융지주 7.69%, KB금융지주 7.95%, 하나금융지주 8.78% 등이다.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지분율 6.84%를 보유해 2대 주주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