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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구글 MS 메타 삼성전자 동맹, 애플의 '닫힌 생태계' 맞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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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라이벌] 구글 MS 메타 삼성전자 동맹, 애플의 '닫힌 생태계' 맞서
▲ 2022년 6월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파크'에서 개최된 WWDC(세계개발자회의) 참석자들이 애플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다.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은 매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 근처에서 대형 이벤트를 개최한다. 세계개발자회의(WWDC)라는 이름이 붙은 이 행사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모여 애플의 새 운영체제 또는 신제품에 관련한 설명을 듣고 업계의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콘퍼런스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개최된 회의에는 5천 명이 넘는 참석자가 모였다. 입장권이 1599달러(약 197만 원)에 이르지만 해마다 추첨을 통해 구매해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애플은 창업 뒤 7년이 지난 1983년부터 WWDC를 개최해 왔고, 여러 변화를 거쳐 지금과 같이 핵심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개발자에 먼저 알리고 이들의 앱 개발을 지원하는 행사로 탈바꿈했다. 개발자뿐 아니라 애플에 관심이 높은 전 세계 소비자들과 언론도 WWDC에서 발표되는 내용에 주목한다.

WWDC는 자연히 애플이 새 아이폰 출시행사와 더불어 가장 공을 들여 준비하는 이벤트다. 전용 운영체제(OS)와 모바일앱, 콘텐츠 등으로 구성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빼놓고 애플 제품의 장점을 논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애플의 이런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소비자들이 다른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중심에 둔 아이폰 생태계를 확장하며 WWDC와 같은 행사를 통해 외부 개발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덕분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우 하드웨어 및 인터페이스(UI) 개발은 삼성전자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개발과 앱스토어 운영은 구글이 담당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직접 모든 것을 개발한다는 특성 덕분에 소프트웨어 최적화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애플의 이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일원화 구조는 ‘닫힌 생태계’에 해당해 분명한 단점도 안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이외에도 다양한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애플은 자체 앱스토어만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의 심사와 검증을 거친 앱만 설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허용되는 여러 편의기능을 아이폰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용자들의 불만도 나왔다. 인터페이스와 글꼴 등을 사용자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런처(launcher)’ 앱이 대표적인데, 한때 아이폰에서 이런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탈옥(jailbreak)’ 행위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할 정도였다.

애플이 정치적 관점을 앞세워 특정 앱을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막는다거나, 구독형 서비스를 자체 플랫폼에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이런 지적에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완성도를 고집해 폐쇄적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규 서비스에서 더욱 뚜렷한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여러 플랫폼 사이 연계를 통해 활용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데, 삼성전자는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통해 애플과 차별화된 장점을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운영체제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 측면에서 애플과 비교하면 분명한 약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자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도입하려는 전략이 이미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때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을 낮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을 일부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앱스토어와 음악서비스 등을 직접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타이젠은 모바일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갤럭시 스토어를 제외한 여러 콘텐츠 플랫폼이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정기적으로 SSDC(삼성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애플의 WWDC와 같이 외부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WWDC와 비교하면 크지 않지만, 최근 들어 이 행사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략에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해졌다. 
 
[삼성의 라이벌] 구글 MS 메타 삼성전자 동맹, 애플의 '닫힌 생태계' 맞서
▲ 2022년 11월15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SSDC)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관련 행사에서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외부 개발자 및 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서비스를 삼성전자 하드웨어와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플랫폼에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개방형 생태계 전략은 삼성전자가 다수의 글로벌 대형 IT기업을 우군으로 확보하며 이들을 통해 소프트웨어 측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이른바 ‘FAANG’에 포함되는 미국 5대 IT기업 가운데 3곳이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구글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및 앱스토어 운영 주체라는 점에서 세계 최대 제조사로 가장 중요한 매출 기반을 제공하는 삼성전자와 다방면으로 협력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PC에서 윈도 기반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기에 적용되는 ‘링크 투 윈도(Link to Windows) 기능이 대표적인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기능으로 삼성전자 모바일기기 및 PC가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맥(Mac) 컴퓨터의 최대 장점 가운데 하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나 문자메시지, 통화 등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이에서 매끄럽게 연계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통해 애플의 이런 차별화 요소를 따라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메타는 처음 메타버스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일 때부터 삼성전자와 협업을 바탕에 두고 있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VR(가상현실)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를 통해 시장성을 확인한 뒤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꿀 만큼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에도 삼성전자 미국 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해 경영진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등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직원들과 대화에서 "차세대 인터넷 시장에서 개방형 생태계가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는데, 사실상 삼성전자와 힘을 합쳐 메타버스 시장에서 애플에 대항하겠다는 선전포고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통해 다수의 대형 IT기업과 ‘동맹군’을 구축하게 된 배경은 결국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하드웨어 역량이 부족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모두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일이 애플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일원화 구조에 맞설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으로 꼽힌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열린 생태계 중심의 소프트웨어 전략 방향성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나가며 애플의 폐쇄적 생태계를 앞서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이 이제는 애플과 ‘삼성 동맹군’의 대결로 바뀌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김용원 기자
 
[편집자주] 2023년,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및 국가 경쟁력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때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경제팀에서 연재하는 [삼성의 라이벌] 기획은 삼성전자와 주요 라이벌 기업 사이의 경쟁 판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측해 삼성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이러한 경쟁이 어떠한 방식으로 삼성의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진단한다.

2부- 삼성 vs APPLE
(3) 탈세계화 시대, 아이폰 생산 차질에 삼성전자 돋보인다
(4) 구글 MS 메타 삼성전자 동맹, 애플의 '닫힌 생태계' 맞서
(5) 삼성전자 초연결 시대 올인, 애플 ‘시리 혁명’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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