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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2차전지는 양극재가 알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앞날 밝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1-2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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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산업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대개 전방업체들에게 쏟아지지만 진짜 알짜는 소재, 부품, 장비 쪽 업체일 때가 많다. 

다들 전기차 기업들을 주목하지만 전기차보다는 2차전지, 2차전지 중에서도 소재에 더 큰 기회가 있을 수 있다. 

2차전지 소재 중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게 양극재다. 

모든 배터리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이용하는 도구이다. 기본적으로 양극과 음극, 전해질로 구성돼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와 여러 번 충전해 쓸 수 있는 2차전지로 분류할 수도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는 당연히 2차전지다.

특히 오늘날 대세가 된 것이 리튬이온 2차전지다. 

리튬이온 2차전지의 기본 구동 방식은 먼저 양극의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해 배터리가 충전되고 음극의 리튬 이온이 양극으로 돌아가며 방전되는 것이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의 통로 역할을 하는 게 전해질이다. 또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게 하는 분리막이 있다. 

그래서 2차전지 소재라고 할 때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4가지를 꼽는다. 

모두 중요한 소재지만 특히 양극재가 중요한 이유는 일단 양극재가 가장 높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2차전지 원가에서 양극재 비중은 대략 40~50%다.

양극재 원가가 높은 이유는 양극재가 배터리의 성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한다. 그리고 용량과 전압에 따라 에너지의 양이 결정된다. 

양극재는 리튬과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어떤 금속성분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리튬과 산소에 다른 금속성분을 더해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들어가는 금속성분의 종류와 비율에 따라 다른 특성을 지닌 양극재가 된다. 가령 니켈은 에너지 밀도를, 코발트는 안정성과 수명을, 망간은 안정성을, 알루미늄을 출력을 높이는 데 쓰인다. 

양극재 개발과 양산에는 기술과 자본이 집약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국내 양극재 기업으로는 포스코케미칼과 같은 대기업도 있지만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같은 코스닥 상장사도 경쟁력이 높다.

특히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양극재 사업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양극재 수요 확대에 가장 직접적 수혜기업이 될 수 있다. 두 회사는 양극재 매출에서 각각 국내 1, 2위 회사로 대기업들을 따돌리고 있기도 하다. 

소재산업은 생산능력, 기술력, 고객처 3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양극재에서는 이 3요소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도 하다. 

완성차나 셀 제조사 등 주요 고객처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고객사들의 생산 계획에 맞춰 해당 지역에서 증설을 할 필요도 있다. 

이 부분을 잘 보면 양극재 회사들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일단 에코프로비엠은 생산능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BMI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2021년 양극재 7만5천 톤을 생산해 삼원계배터리 양극재 업체 중 세계 1위를 했다. 

여기에 증설을 서두르며 생산능력을 더 강화하는 중이다. 북미에서는 캐나다 퀘백주 공장 부지를 확정해 2023년에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헝가리 공장에서 1공장과 2공장에서 각각 2024년, 2025년 양산 시작하기로 했다. 헝가리 공장의 생산 규모는 약 10만 톤 정도로 파악된다.

에코프로비엠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삼성SDI와 SK온 등 막강한 셀 제조사를 고객처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SDI와는 에코프로이엠이란 별도 합작사를 따로 꾸려 더욱 긴밀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극재 밸류체인을 에코프로그룹 안에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리튬 가공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전구체 공급은 에코프로지이엠, 폐배터리 재활용은 에코프로씨앤지, 산소와 질소 공급은 에코프로에이피가 담당하며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유안타증권은 “하이니켈 양극재의 공급 부족 현상 심한 상태라 2023년에도 에코프로비엠의 외형 성장은 지속될 것이다”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완성차와 셀 기업들의 협력 요구가 이어지며 에코프로비엠과 같이 수직계열화돼 있는 소재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주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엘앤에프는 에코프로비엠과 비교하면 외형 측면에서는 열세이지만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 있다. 

바로 테슬라 공급망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엘앤에프의 셀 고객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양극재를 테슬라에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이 늘면 엘앤에프의 성장세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엘앤에프의 기술 경쟁력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엘앤에프는 세계 최초로 NCMA 양극재를 생산했고 이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 양극재는 금속성분 배합으로 이뤄진다. 가령 니켈, 코발트, 망간을 조합한다든지,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을 조합한다든지 하는 방식이다. 이 배합에 따라 에너지밀도, 용량, 안정성, 수명, 가격 경쟁력이 조금씩 달라진다. 

엘앤에프의 NCMA는 니켈, 코발트, 망간 조합과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조합의 강점을 합쳐 놓았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테슬라에서도 NCMA 채택이 확대되며 꾸준히 NCMA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엘앤에프는 미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 약간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정부가 엘앤에프의 미국 양극재 공장 건설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엘앤에프로서는 공장 건설을 못하게 된다는 점은 작지 않은 리스크다.

엘앤에프는 미국 공장 건설을 허가 받기 위해 국내 기술 보호에 관한 부분을 더 보완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이번에는 무난하게 승인이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증권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양극재 시장에서 높은 제품 기술력과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엘앤에프의 북미 신공장 건설은 시간문제”라며 “북미 증설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향후 생산 능력이 추가로 상향 조정되면 중장기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고 주가 상승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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